4.15 총선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보수통합 문제에 대해, 통합의 한 축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합당만이 이기는 전략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22일 경기 양주 군부대 방문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만이 이기는 전략이냐를 보수 전체로 볼 때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통합을 넓게 봤을 때 선거연대, 후보 단일화도 당연한 옵션"이라고 말했다고 <뉴스1>과 <뉴시스> 등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대안신당, 바른미래당 등 '4+1 협의체'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어디에서도 그 사람들이 당을 하나로 만든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보수 쪽에서도 저희의 유불리를 떠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통과된 이후 과연 합당이 이기는 전략이냐는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수통합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우리공화당 등 강경 보수 세력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특정 정파만 포함되는 게 아니라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하자"고 했다. 이는 유 의원 등 새보수당 측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다. (☞관련 기사 : 황교안 '이정현도 있고 이언주도 있다'...유승민은 없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말한 건 탄핵을 역사로 인정하고 앞으로 미래로 나아갈 세력들이 뭉쳐야 한다는 의미"라며 "우리공화당은 (이에) 계속 반대의 목소리를 내 왔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과 황 대표는 전날 한국당-새보수당 간의 양당 협의체 구성 이후 통합 관련 대화를 직접 챙기고 있다. 유 의원은 "1대1 양당 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힐 수 있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당에서는 유 의원 측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 후 전직 당대표단과 오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인명진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대표에게 "8석 정당과 108석 정당이 1대1로 만나 뭘 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 간다"며 "탄핵 이후 갈기갈기 찢겨서 지냈는데 그 과정을 보면 화해와 용서가 그리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 전 위원장은 "시간도 없는데 밥그릇 싸움, 지분 싸움을 하고 결국 안 되면 오히려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 "최근 개신교가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큰데, 우리 사회가 개신교만 있지 않다"며 "저도 개신교 목사이지만 국민들이 (전 목사 등을 보고) 저게 개신교라고 인식할까 봐 상당히 걱정"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오찬 회동에는 황 대표와 인 전 위원장 외에 황우여 전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는 개인 일정 등 이유로 불참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유 의원 측과의 대화와는 별개로 기존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한 통합 논의도 "투 트랙으로"(황 대표 신년회견) 진행하고 있다. 혁통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2월 중순 통합신당 출범 △이를 위해 오는 31일 1차 통합 결과 대국민 보고 △통합신당 운영은 선대위 중심 △통합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등의 사항을 결정했다.
또 한국당의 비례대표 득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도 전날 대구·부산시당 창당에 이어 이날 울산시당과 경북·경남도당을 창당해 중앙당 창당 요건을 갖췄다. 이는 유 의원이 이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하에서는 합당만이 필승법이 아니다'라며 선거연대 가능성을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흐름이다.
한편 탄핵 사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날 상경해 혁통위 회의에 참석하고 황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전날 박형준 혁통위원장이 제주를 방문해 원 지사에게 동참을 호소한 데 대한 화답이다. 원 지사는 "중도보수층뿐 아니라 비문(非문재인) 중도 유권자들까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단일 통합 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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