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을 두고 "실형 면제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부회장에 실형선고와 구속을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 부회장의 4차 공판은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됐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파기환송심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 정준영 고등판사의 말을 문제 삼았다. 앞선 공판에서 정 판사는 이 부회장 측에 "이건희는 51세에 신경영 선언을 했는데 51세의 이재용 총수의 선언이 무엇이냐",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 "정치권력의 뇌물요구 차단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등의 주문을 내렸다.
이들은 이에 대해 "노골적으로 실형을 면해 줄 작량 감경의 명분을 줄 것을 주문했다"며 "이재용의 집행유예를 위한 사법부와 삼성의 담합이자, 이재용의 구속을 면해주려는 문재인 정부와 사법당국의 또다른 사법 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력의 뇌물요구'가 아니라 '상호 이익에 기반한 정격유착'"이라며 "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재판부가 이재용에게 실형을 선고하여 감옥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삼성은 최근 만든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서도 "비슷한 기구를 여러번 만들었지만 그때뿐이었고 결국 과거로 회귀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이 부회장 실형 선고에 따른 삼성의 경영 위기'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이재용과 삼성의 실적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재용에 대한 실형선고와 경영권 박탈은 삼성을 '이재용 승계'로부터 해방해 그 위상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뇌물 받은 사람은 감옥에 있는데 준 사람은 풀려난 이상한 상황"이라며 "삼성바이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중단되고 대통령은 경제를 이유로 여러차례 이재용을 격려하는 등 대한민국 전체가 이재용에게 쩔쩔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준법감시위를 둔다고 했지만 법은 이미 파괴된 것"이라며 "재벌들이 죄짓고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바꿀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뇌물혐의에 대해 "목적의식적인 승계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고가로 제공된 경주마를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2심 판결을 파기환송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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