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체류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표가 오는 19일 귀국한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 그의 귀국이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식 전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은 16일 오전 약식 기자 브리핑을 열고 "안 전 대표는 1년 5개월 여의 연구활동을 마치고 오는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라며 "조용히 국민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정확한 귀국 시각과 비행기 편명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18일께 다시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바른미래당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제안했으나, (안 전 대표는) '부담스럽다. 조용히 입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당 대표와 당에 그런 의사를 전해서 양해를 구했고, (손 대표 측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 손학규 체제의 바른미래당과는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김 전 실장은 손 대표와의 향후 회동 가능성에 대해 "국내정치 현안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어떻게 바꿔야 할지 복안을 갖고 올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면 피하지 않고 만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별도의 공식행사나 환영 세리머니는 없다"며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해치지 않도록 공항 일정을 마치려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서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지 여러 분과 상의하겠다'고 했고, (만남의) 대상 등에 대해서는 공식 일정이 잡히는 대로 공지하겠다"고만 전했다.
다만 귀국 당일에는 공항에서의 간략한 입장 발표 후 귀가할 예정이며, '미래에 대한 상의' 등은 이튿날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김 전 실장은 전했다. 그는 "별도의 논의 공간을 마련 중에 있고, 국가의 미래를 같은 방향에서 바라보고 고민하는 분들이 함께 모일 수 있고 고민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별도 사무실 공간을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SNS에 "미래는 피하고 싶은데도 다가오는 두려움이 아니다. 미래는 우리가 가진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가능성이며 희망이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안 전 대표는 또 이날자 <매일경제>에 보낸 기고문에서 "결국 정치가 문제"라며 "독일은 전후 22번이나 정부를 구성하면서 단 한 번도 단독 정부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연정을 통해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힘을 모았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대표는 기고에서 "오늘의 독일이 있기까지는 타협의 정치문화와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있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한 데는 수십 년간 국민적 에너지를 소모시켜 온 낡은 정치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념과 진영정치, 극단적 배제와 대결의 정치는 통합과 미래의 걸림돌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SNS를 통해 정치 복귀 의사를 밝힌 이후, △6일자 <조선일보> 서면 인터뷰와 △8일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보낸 새해 인사 메시지 △9일 안철수계 의원 토론회 영상축사 △10일 새 저서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발간 △14일 김 전 실장을 통해 발표한 보수통합 불참 메시지에 이어 △이날자 <매경> 기고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원격 메시지 정치를 펼쳐왔다.
관심은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행보에 쏠린다. 안 전 대표 측근인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은 다 열려 있지만, 현재 한국당 중심으로 가는 보수통합 논의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이미 입장을 밝혔다. 그러니까 그 부분은 선택지에서 제외돼 있다"면서 "안 전 대표는 본인이 '보수'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 의원은 거듭 "(안 전 대표는) 보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꾸 보수통합 프레임에 갖다놓고 참여해 달라고 하니까 안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이미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이념과 진영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을 실용의 정치 패러다임으로 바꿔서 합리적 개혁의 큰 흐름을 세워야 된다'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고민·배려 없이 '보수 통합해서 뭉치자', '현재의 집권 세력이 좌파·진보니까 우파·보수 모이자' 이렇게 또 진영 간의 대결 체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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