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표가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거리를 두고 나섰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일부 인사가 범보수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개인적 활동"이라며 무관함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측 김도식 비서실장은 14일 안 전 대표가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가 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며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 왔다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밝혔다.
김 실장은 "안 전 대표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통합 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며 이같이 전하고, 특히 이날 1차 회의를 연 혁신통합추진위 회의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참석한 데 대해 "현재 통추위에 참여하는 인사의 활동은 개인적인 정치전망과 신념에 따른 것이지 안 전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직간접적으로 운영되는 (통합 관련) 대화 창구도 없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 교수는 과거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외교안보분야 자문역을 맡았고, 안 전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출국한 뒤에도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측근 인사 중 하나로 꼽혔다.
안 전 대표는 김 실장이 전한 메시지를 통해 "문재인 정부 하 정치의 위기는 분열적 리더십과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 그리고 기득권 정치인들의 득세로 점철돼 있다"며 "야권 통합은 세력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다. 그것이 시대의 명령이고 국민의 눈높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논의는 새로운 흐름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절대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이 파놓은 덫이자, 늪으로 빠져드는 길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앞서 안 전 대표와 가까운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전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통합과 관련해 "만약 안 전 대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동의한다면 그분들과 논의를 안 할 이유는 없다"며 "(보수진영이) 인식에 대전환을 이루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미래로 가기 위해 희생과 결단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다면 충분히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 의원은 인터뷰 내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밝힌 생각이라고 전제를 달았고 "어떠한 내용을 가지고 정치를 재개할 것인가 내용을 정리해 국민들한테 말씀드리는 과정이 우선이지 당에 복귀한다, 야권 통합이다, 이런 부분들이 우선적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또 "가치나 정책 부분이 선행돼야 되는데, 지금은 사실 '묻지마 세력연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순서가 분명히 잘못됐다"며 "어떤 집을 짓는지도 모르고 서까래를 올릴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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