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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산율은 정말 재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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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산율은 정말 재앙일까?

[민미연 포럼] 일자리가 사라진 시대의 출산율 문제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98을 기록하며 1.0의 벽이 깨어졌다. 또한 최근 발표된 2019년 3분기 전국 출생아의 숫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줄어든 7만3793명을 기록해 합계 출산율은 0.8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정부 일각에서는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저출산으로 인해 줄어들 예정인 인구를 보충하기 위해 이민 문호를 대폭 개방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 분석은 합당한 것일까? 그리고 이 분석에 기반한 대안은 적절한 것일까? 이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먼저 저출산 문제를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출산율 감소에 대해 정부나 언론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지난 2000년 이후 기혼 여성의 출산율은 계속 증가해, 이미 2.0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가 2000~2016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기혼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2.23이었다.1) 보고서는 기혼 여성의 출산율은 이미 저출산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고, 일단 결혼만 하면(또는 결혼할 수만 있다면) 출산율은 2.0명 이상의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미혼 여성의 출산을 금기시하는 한국 실정을 고려한다면, 기혼 여성의 출산율이 2.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합계출산율이 1.0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출산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결혼을 기피하거나 또는 못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져 출산율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이 결론에 부합하게, 벌써 4년째 연속으로 혼인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 7600건으로 4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그림1. '임금계층별 기혼자 비율,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16년 11월)

저출산의 원인, 결혼 못 하는 젊은이들


이들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못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결혼을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 이유, 돈이다.

결혼과 고용의 안정성(그리고 소득)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저출산과 청년 일자리'(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16. 11)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결혼 시장은 여전히 남성이 생계를 부양하고 여성이 그를 보조하는 형태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여성 가계보조자 모델'이 지배적인 시장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남성의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혼인율이 높아졌다. 통계는 소득수준에 따른 혼인율 증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면, 가장 낮은 소득분위 1분위에 속하는 20~30대 남성의 결혼 비율은 6.9%에 불과한 반면, 가장 높은 소득분위 10분위에 속하는 20~30대 남성의 결혼 비율은 82.5%에 달해 10배 이상으로 차이가 났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고소득에 속하는 소득분위 7분위에 속하는 20~30대조차도 혼인율은 49.0%(남성 기준, 여성은 38.9%)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것이다.2) 소득분위 중 3번째로 고소득층인 소득분위 8분위 정도가 되어서야 비로소 혼인율은 67.3%(남성 기준)로 과반을 넘고, 남성과 여성 모두 혼인율이 50%가 넘는 것은 2번째로 높은 소득분위인 9분위부터였다.

이 수치는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충분한 소득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소득분위 8분위 정도의 고소득자가 되어야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남성이 생계를 책임지는)의 결혼 생활이 가능해질 정도로 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분야와 직무를 가리지 않은 광범위한 비정규직 일자리,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저임금의 확산은 청년들에게 만성적인 저소득과 고용 불안 상황을 강제한다. 그리고 이렇게 일자리 자체(소득)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을 못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혼인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경제적인 이유가 결혼 기피(또는 포기)와 그로 인한 출산율 저하의 주된 원인이다.

소득과 출산율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국회예산처에서 나온 '청년층 취업과 저출산의 관계'3)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의 입사 당시 월 급여 수준이 100만 원 상승하는 경우 첫 아이 출산확률은 2.7% 상승했고, 첫 직장 입사 연령이 1세 낮아질 경우 첫 아이의 출산 확률은 1.9% 상승하고 출산 연령은 평균 0.3세(3.6개월) 낮아졌다고 한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또 출산율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혼인율 증가를 위해서는 청년층에게 충분한 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충분한 소득의 안정된 일자리 보장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십 년간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이 교육 재정비, 사회구조 변혁, 기술 개발 지원 등 정책적으로 또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도, 어느 나라건 충분한 소득의 일자리는 그다지 많이 늘지 않았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더 그렇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이러한 양질의 일자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그 반대로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출산율 감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일자리

통계청의 '청년층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한 '10년간 청년 일자리, 인구보다 더 빨리 줄었다'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보도(2015년 3월 25일 자)는 최근 십수 년 간 일자리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한 보도였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2004년~2014년의 약 10년 동안 생산가능인구를 구성하는 주요 연령층인 청년층의 인구는 65만 4000여 명이 줄어들었지만, 이들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무려 약 75만 개가 사라졌다. 약 65만 명 이상의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있었다지만 동일 기간에 감소한 일자리 숫자는 그보다 10만 개 가까이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사라진 이 일자리 중 대다수인 54만 개 이상의 일자리는 기업이나 정부에서 생산가능인구 숫자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광·제조업에서 사라진 일자리였다.4)

이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시사한다. '아무리 출산율이 낮아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고 해도 일자리는 그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사라진다'는 점 말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보통 일자리 숫자와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것은 경제성장률이다. 한 재벌기업 산하의 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를 참조하면, 2000년대 초까지는 한국은 경제성장률 1%당 9만 6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으로 오면서 이 숫자는 크게 줄어들었다. 2006년에 경제성장률 5.2%를 달성했음에도 늘어난 일자리는 고작 30만 개에 불과했다. 경제성장률 1%당 약 5만 7000개를 조금 넘는 수치였다.5)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자동화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다.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 이 모든 것을 가져왔다.

과거 수백 명이 필요했던 공장은 이제는 10여 명의 인력만으로 충분하다. 한때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던 페인트 공장과 석유화학 공장은 이제는 10여 명 이하의 인력을 가지고도 잘 돌아간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전자제품, 소비재 등을 생산하는 거의 모든 생산 현장에서 인간 노동력은 빠르게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한국은 노동자 1만 명 당 774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밀집도를 자랑한다.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은 인간보다 생산성이 높고, 비용면에서도 더 저렴해지고 있는 자동화 기술의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제성장률 1% 당 9만 6000개가 생겨나던 일자리는 어느 순간 6만 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 숫자는 더욱 더 줄어들 예정이다. 고전적인(?) 산업용 로봇 이외에도, 공장에서, 상점에서, 사무실에서,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무인 판매 시스템, 자율주행기술, 인공지능 등의 자동화 기술들이 인간의 자리를 하나둘 지워가며 인간을 대체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정보원에서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10년 후인 2025년에는 전체의 약 71%에 달하는 일자리가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 자동화 기술로 대체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6) 수치로 따지면 약 1740만 개의 일자리다.

예상되는 수치의 절반만 자동화로 대체된다고 해도, 8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정부나 언론이 아무리 인구절벽이니, 출산율 감소니 떠들어도 2025년까지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의 수는 어떻게 해도 100만 명이 넘을 가능성은 없다. 사라지는 일자리 수에 비해서 출산율 감소 폭은 미미해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가능인구의 숫자는 남아돌 것이다.

고용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지배받기 때문에, 일자리 수에 비해 과잉 공급된 노동력으로 인해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는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 결과 충분한 소득과 안정적인 일자리는 더욱 부족해지고 청년층의 혼인율은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다. 혼인율과 상관관계에 있는 출산율 역시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대안, 이민 문호 개방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일각에서는 출산율 감소와 그로 인한 생산인구감소에 대한 대책으로 대대적인 이민 문호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해진다며 그걸 이민자로 보충하겠다는 속내다.7) 그러나 실제로는 부족해질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지금 예측으로는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감소분이 압도적으로 더 많아져 노동력이 남아돌게 된다. 따라서 이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이다.

출산율 감소와 그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일자리 감소로 인해 일어난 결과였다. 사회경제적, 기술적 환경 변화에 따라서 생산 현장에서 필요한 노동력의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되고, 그로 인해 일자리, 특히 양질의 일자리가 급격하게 사라졌다. 그 결과 충분한 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라진 청년층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 출산율 감소,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즉, 출산율 감소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일자리 감소로 인한 종속변수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청년층에게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해줘야 이걸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민 문호 개방? 외부에서 노동력을 추가로 도입하자고? 그렇지 않아도, 노동력이 남아돌고 기존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고용시장 상황에 외국에서 더 많은 노동력을 들여오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대책이 아니라, 문제를 심화시키는 악수(惡手)에 불과하다.

한국 인재도 내쫓는 열악한 연구 환경, 해외 인재도 들어오지 않는다

정부는 고급인력 위주로 이민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자동화에 의해 인간 노동력이 대체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한국에 필요한 인재는 고급인력 중에서도 과학기술인력이다. 그런데, 한국에 외국의 고급 과학기술인력들이 오려고 할까 생각해보면 가능성의 희박하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과학기술자에 대한 처우는 물론이고 연구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을 빛낸 사람'에 뽑힐 정도로 탁월한 논문을 쓴 과학자가 월 200만 원의 박봉에 시달리다가 못 버티고 자영업을 하겠다며 과학계를 떠날 정도로 처우가 열악한 것이 한국의 과학자들의 상황이다.8) 그나마도 안정된 일자리가 아닌 비정규직 신분이 대부분이며,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 국책연구기관에서도 5년~10년 이상의 장기연구는 거의 없다. 1년 이내, 때로는 몇 달 안에 실적을 보여야 하는 단기간의 연구가 대부분이다. 당장에 돈 되는 연구, 실패확률이 없는 연구만을 강요당한다.9) 심지어 이런 연구에 투입되는 연구원들 다수는 해당 연구 프로젝트 기간에만 월급을 받는 계약직이다.10) 기초과학 연구 쪽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현실이니, 기회만 되면 한국의 과학기술 인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린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5600여 명의 이공계 박사 중 28.5%가 기회가 된다면 외국으로 가겠다고 했다.11) 해외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국립과학재단의 '2015 박사 학위 취득자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 유학생 10명 중 6명이 귀국 대신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12) 이 수치는 동일한 기관이 이보다 앞선 2008~2011년 사이에 조사했을 때의 수치인 67.9%에 비해서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한국은 한국에서 공부한 한국인조차도 가능하면 벗어나고 싶고, 해외에서 공부한 한국인들은 가능하면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연구 환경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한국의 고급 과학기술 두뇌들조차도 견디지 못해 떠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민 문호를 개방하면 외국인 과학기술 인재들이 들어올까?

게다가 고급과학기술 인력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스카우트 대상이기 때문에 한국은 처우도 훨씬 좋고 연구 환경도 더 좋은 다른 선진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처우는 차치하고서도, 마음 놓고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선진국과 한국이 경쟁이 될까?

자동화 시대, 저출산으로 부족해지는 것은 단순 노동력이 아니다


해외의 고급 과학기술인력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결국, 이민 문호 개방(또는 완화)은 의도와는 관계없이 전 세계의 단순 노동력만을 제공할 저학력-저소득 계층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실업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는 초입에 서 있다. 지난번 필자의 글 '10년 후에도 당신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을 확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 현장에서 인간이 배제된다는 점에 있다.(☞ 바로 가기) 좀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일자리에서 대부분의 인간 노동력이 배제된다는 의미다. 특히,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는 미숙련 노동자 대부분이 일자리에서의 밀려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출산율 감소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가능인구 과잉을 걱정해야 한다. 자동화 기술에 의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대규모 실직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청년 인구가 수십만 명이 감소했는데, 청년 실업자는 오히려 수만 명 더 늘어났다.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 인간 노동자를 고용했던 기업들이 기계나 인공지능을 도입한 결과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산율이 늘어나고, 이민 문호 개방으로 노동력 공급이 늘어난다면, 그건 정부의 재정으로 먹여 살려야 할 실업급여 대상자들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지금은 어떤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일자리가 소멸될 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산업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어느 정도의 인구 감소는 고용시장에서 실업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 대규모 실업 급여를 충당해야 하는 국가 재정적인 차원에서도 당분간은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자동화의 과도기가 지나고, 자동화 기술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이 충분한 소득의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다시 구축된다면 혼인율과 출산율은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이민 문호 개방이 아닌 대규모 실직자들을 위한 재교육 시스템과 실업급여 재정 충당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일자리를 잡아먹는 자동화 기술이 확산되더라도 청년들이 충분한 소득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 여유를 갖도록 새로운 시대에 맞는 충분한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국내 과학기술인력들의 해외 유출을 막고, 추가로 해외의 진짜 고급과학기술 인력들을 유인할 수 있게, 정부는 국내의 과학기술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과학기술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확보와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소득과 일자리의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청년층의 혼인율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그에 따라 출산율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각주

1) "결혼만 하면 2명 이상 낳더라.. 출산율 낮추는 건 非婚", 2017.11.9, 조선일보
2) '무자식이 생존법'…정관수술 받은 30대 초반의 신랑, 2016.11.1, 한겨레신문
3) NABO, 산업동향 & 이슈, 2019년 11월호, 통권 제26호, '청년층 취업과 저출산의 관계-첫 직장 특성을 중심으로', 김윤수 경제분석관
4) 10년간 청년 일자리, 인구보다 더 빨리 줄었다, 2015.3.25, 경향신문
5) 최근 일자리 창출의 특징과 향후 전망, 2006, 삼성경제연구소
6)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2016, 한국고용정보원
7) [단독] 인구절벽에..외국人材 '비자門' 넓힌다, 2019.12.8, 서울경제
8) '한국 빛낸 사람' 뽑힌 젊은 과학자.. 월급 200만원 연구소 떠나 자영업, 2019.11.26, 조선일보
9) 'R&D 성공률 98%'가 오히려 한국 과학 망친다, 2019.12.3, 조선일보
10) 정부 무관심에 흔들리는 科技 생태계..UNIST 화학과 44%↓, 2019.5.7, 서울경제
11) 연구는 '포닥' 싸움인데.. 4명 중 1명은 살길 막막, 한국 떠난다, 2019.11.26, 조선일보
12) '두뇌 없는 세계 공장' 뛰어넘는 비결!, 2017.8.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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