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안경 너머로 나를 쏘아보고 있다**
큰 전쟁이 날 거라고들 했다
세상 참 더럽게 돌아간다 생각하며
간디 박물관에 들어섰다
내가 태어날 무렵에 죽었을
간디의 벗은 몸을 보았다
소금을 만들기 위해 행진하던
그가 안경 너머로 나를 쏘아보고 있다
세상을 선사시대로 돌려놓기 위해
미국의 야만주의자들이
사막의 모래를 더 잘게 부수고 있는 이 순간
바스러진 모래알 틈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고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날씨 탓만이 아니다
나는 너무 많은 옷을 입고 있다
***작가 소개**
경남 창원 출생, 시집으로『답청』,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시를 찾아서』가 있으며 김수영문학상, 시와 시학상, 만해문학상, 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