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연내 처리 불발, 박용진 "이러다 폐기될 수도"

민주당 다음달 6일 처리 방침…의원들 '눈치보기' 변수

'유치원 3법' 처리가 해를 넘기게 됐다.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안 처리가 끝나면 곧바로 총선 국면. 표를 의식한 여야 의원들과 느슨해지는 개혁 연대로 인해 유치원 3법 처리가 유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립 유치원 비리를 처음으로 공론화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어찌보면 어이없고 어찌보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본회의에 5·6·7번 안건으로 상정은 됐지만 유치원3법의 처리를 앞두고 여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본회의가 정회됐고, 그렇게 끝이 났다"며 "이렇게 지난해 당장이라도 통과될 것 같던 유치원3법이 결국 해를 넘겨 2020년으로 미뤄진다는 사실에 황당하면서도 참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전날 열린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 법안 등 일부 안건들만 처리하면서 유치원 3법 등 주요 민생법안들은 다루지 못한 채 올해 본회의 일정을 마감했다. 당초 민주당은 공수처법 통과 이후에도 1~2일짜리 임시회를 연이어 여는 '쪼개기' 전략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인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그리고 유치원3법 등의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해 나간다는 계획이었으나 연말 국민들의 필리버스터 피로감이 커져 잠시 '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연기했다.

박 의원은 "2019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았다"며 "이렇게 유치원 3법이 처리가 되지 못한 채 표류만 하다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저 또한 무척이나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지금 법안처리를 주도하는 4+1협의체에서도 유치원 3법의 통과는 담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모든 국회의원들이 총선에 몰두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이대로 20대 국회가 종료되고 유치원3법은 자동 폐기의 길로 들어서 국민의 간절한 바람은 유실되어 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님께 호소 드린다"며 "유치원 3법을 본회의 앞쪽 순서에 상정해달라"고 했다. 또 "선배, 동료 의원님들께 호소 드린다. 유치원 3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장을 지켜주시고, 통과를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6일 본회의에 형사소송법을 상정하고 임시회 회기 종료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다음 임시회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검찰청법, 유치원 3법까지 통과시킬 방침이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도 그렇고 4+1에서 유치원 3법은 대의명분이 확실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압박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과될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