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20년째 선행에 30대 중반의 절도범 2명이 태클을 걸었지만, 다행히 절도 사건이 4시간 만에 끝나면서 자칫 중단될 뻔 했던 '얼굴없는 천사'의 사랑 손길이 이어지게 됐다.
2019년 이틀을 남겨둔 30일 오전 10시 3분께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는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얼굴없는 천사'의 전화가 걸려왔다.
"주민센터 옆 희망을 주는 나무 옆에 상자를 놓아 두었으니 가져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락을 받은 주민센터 직원 3명은 바로 뛰어나가 상자를 찾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상자가 보이지 않았다. 주민센터 밖에서 이들이 상자의 행방을 찾고 있을 당시 '얼굴없는 천사'는 주민센터에 두차례나 더 전화를 걸어와 "찾았느냐"라고 물어왔다.
'패닉' 상태에 빠져 있던 주민센터 직원들은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상자가 도난된 것을 직감하고, 곧바로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신고를 받은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형사들을 주민센터로 보내 주변 탐문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면서 절도범들의 윤곽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주민들의 진술과 주민센터 CCTV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한 결과, SUV 차량 1대가 지난 26일부터 주민센터 인근에 주차돼 있었던 점 등에 비춰 이 차량을 수배했다.
차량 주소지가 충남 논산인 것으로 확인한 경찰은 경찰청 본청에 공조 협조를 요청한 뒤 이 차량의 뒤를 쫓아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논산에서 절도범 2명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또 이들이 훔쳐 달아난 성금 6000여만 원도 고스란히 되찾았다.
'얼굴없는 천사'가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놓고 사라진 성금은 총 '6억 834만 원'.
이날 5시간 동안 도난당한 성금 6000여만 원을 합하면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얼굴없는 천사'가 기부한 성금은 총 '6억 6800여만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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