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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공수처 필리버스터' 끝…이르면 30일 표결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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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공수처 필리버스터' 끝…이르면 30일 표결처리

한국당 결사반대 속 민주·정의 "정족수 확보·점검 끝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국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절차가 종료됐다. 여야는 29일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4+1 협의체'에 참여한 민주당과 다른 소수정당 간의 틈을 벌리려는 시도를 했고, 실제로 바른미래당에서는 '4+1' 차원의 수정안과는 별개의 수정안이 공식화됐다. 반면 민주당·정의당 등 '4+1'을 주도해온 측에서는 이미 국회 재적 과반 의원이 협의체 차원의 수정안에 동의했다며 통과를 자신하고 나섰다.

선거법 이어 공수처법…한국당의 '연발 필리버스터' 종료


국회는 토요일인 지난 28일 밤 12시(29일 새벽 0시)까지 이어진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한국당이 지난 23일 공직선거법 개정안(27일 본회의 통과)에 이어 공수처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27일 밤 9시 26분 시작됐다.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국당의 요구에 따른 국회 전원위원회 개회를 위해 본회의를 정회했으나, 여야 합의가 불발되자 본회의를 속개시켜 토론 절차로 넘어갔다. (☞관련 기사 : 공수처법 본회의 상정…한국당 필리버스터에 일시정지) 선거법 필리버스터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등 '4+1' 소속 의원들 역시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다.

공수처법 필리버스터의 첫 토론자는 김재경 의원(한국당)이었고, 이어 백혜련 의원(민주당)이 나서서 맞토론을 이어갔다. 두 의원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후 윤재옥(한), 표창원(민), 권은희(바른미래당), 정점식(한), 박범계(민), 여영국(정의당), 신보라(한), 송영길(민), 정태옥(한), 송기헌(민), 강효상(한) 의원 순으로 장장 26시간여 동안 토론이 이뤄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 실시 중 회기가 종료될 경우 해당 토론 역시 종결된 것으로 보고, 이 안건은 다음 회기의 첫 본회의 개최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다음 임시국회는 30일부터로 예정돼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7일 이인영 의원 등 129인으로부터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가 제출된 데 따라 이같이 임시회 집회를 공고했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을 무력화하기 위한 '깍두기 국회' 또는 '살라미 국회' 전술에 따라, 12월 들어 3번째로 임시국회가 소집된 것이다. 지난 10일 정기국회가 종료된 이후 민주당 등 '4+1'의 집회 요구에 따라 12월 1차 임시국회가 11일부터 25일까지, 12월 2차 임시국회가 26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30일 열리는 3차 임시국회 회기는 첫 본회의에서 회기 결정 안건 의결을 통해 결정되게 되지만, 정치권에서는 31일까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경우 30일 또는 31일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표결 처리하고, 바로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법(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법에도 필리버스터를 걸 경우, 국회는 2020년 첫날을 이 법안의 필리버스터 종료와 함께 맞게 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 2건을 모두 표결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후에도 1월 1차, 1월 2차 임시국회까지 소집돼야 한다. '유치원 3법'도 같은 절차를 밟는다면 1월 한 달에만 5~6차례 임시국회가 소집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30일 본회의 열자. '이탈 표' 걱정 안해"…정의·평화·대안 가세

민주당 등 '4+1'은 30일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을 처리하자고 제안하며 '정정당당한 표 대결'을 하자고 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30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신설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내일 국회의장께 본회의 개최를 요청드리고자 하고, 일방적 요청이 되지 않도록 원내수석부대표 간 실무 협상부터 야당에서 창구를 열어 달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린다. 이제 갈등을 매듭지을 시간이 됐다"며 "국회선진화법 정신 그대로, 정정당당한 표결로 결말을 짓자"고 공세를 폈다. "한 번 더 국회법을 위반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거듭된 경고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절제되고 품격있는 대처를 부탁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4+1' 일각의 이탈표 우려와 관련해서는 "발의 과정에서 156인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가 돼 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낙관론을 폈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이번에 검찰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 된다"고 말하고 "난폭한 극우 정치의 국회 습격에 대응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국회법이 보장하는 절차를 밟아 가며 검찰개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당과 검찰이 한 편이 돼 '4+1'을 흔들어대고 있지만, 저는 4+1의 굳건한 공조로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들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검찰과 한국당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수 차례 가결 정족수 확보 (관련) 점검이 끝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심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이야말로 4+1의 의견 차이가 많았다. 특히 이해관계가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공조를 이끌어 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심 대표는 선거법 개정에 대해 "이번 선거제도 개혁의 의미는 개혁의 '폭'이 '방향'"이라고 아쉬운 대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4+1 협의체를 통해 최종합의된 공수처법에 천 의원이 주장해온 대통령 등의 수사·소추 관여 금지 조항이 삽입됐다"며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반드시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했다.

한국당 "공수처법이 선거법보다 악법"…바른미래, 별도 수정안 마련


반면 한국당은 마지막까지 공수처법 통과를 막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공수처법에 대한 전문가 간담회와 심재철 원내대표 간담회를 잇달아 열었다. 심 원내대표는 "'4+1' 틀 안에 갇힌 의원들 가운데(에도) 이 악법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행동해 달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4+1 내에서도) 준연동형 선거법보다 더한 악법이 공수처법이라고 말하는 분이 적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공수처가 날치기 처리되면 민주당은 기어코 '비례 민주당'을 만들어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등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수적으로 열세지만, 탄생해선 안 될 공수처를 막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또 한 차례의 충돌을 예고하면서, 지난 27일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8일 오전 퇴원,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무에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에서 또다시 강경 메시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권은희 의원이 '4+1'과는 별도의 수정안을 제출했다. 특히 '4+1'에 참여했던 바른미라당 당권파의 일부 의원들도 이 법안 제안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공수처에는 기소권을 주지 않고 수사권만을 갖게 하며, 다만 공수처 수사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경우 기소심의위원회를 통해 적격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안, 즉 앞서 여야 협의 과정에서 '권은희 안'으로 불렸던 안을 수정안으로 제안했다.

법안에 서명한 의원들 가운데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가운데 유승민계 7명(유승민·정병국·오신환·유의동·하태경·지상욱·정운천) 외에도 안철수계 5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태규)이 포함돼 있고, 심지어 바른미래당 당권파로 분류되는 박주선·김동철 의원도 있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비당권파와 달리 '4+1'의 일원이다. 대안신당과 함께 활동해온 이용주·정인화 의원과 호남 무소속 김경진·이용호 의원도 이름을 올렸고, 한국당 의원 11명(권성동·이현재·홍일표·장제원·이진복·이채익·박인숙·정점식·윤한홍·김학용·정태옥)도 가세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당권파에 속하는 주승용 국회부의장도 공개 석상에서 "공수처법 반대 입장을 말씀드린다.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4+1' 내부에서 반란표가 나와 공수처법이 부결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간담회에서 '표 이탈 우려는 없느냐'는 등의 질문이 나온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였다.

권 의원의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백혜련 안'(의 공수처법)에 반대하지만, 부패 범죄를 견제하면서 수사하는 독립된 수사처로의 공수처는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사기관이 아니다"라며 "한국당도 같이 참여해 최악의 공수처를 막아내야 한다"고 제안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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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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