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일·중 3국 정상이 북미 대화를 통한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 직후 한·일·중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3국은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 평화가 3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오늘 3국은 향후 10년 협력 비전을 채택하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선도하는 이정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3국 정상의 입장이 일치했지만, 아베 총리와 리커창 총리의 뉘앙스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미 프로세스를 최대한 지원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이를 위해 관련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북미 프로세스 모멘텀을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일중한 3국의 공통된 입장임을 확인했다"고 제재 유지에 방점을 뒀다.
그는 "북한에 대해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지역의 안전보장에 대한 심각한 위협임을 말씀드린다"며 북한에 경고성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달리 리커창 총리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힘을 기울이고 싶고, 한반도 지역의 장기적인 안전을 실현할 것"이라며 "중한일과 제4국의 협력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항구적 평화 실현은 공동의 목표라는 점을 재천명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 특히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했다"며 "대화와 협상이야말로 한반도 문제 해결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앞서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아베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일본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각 정상들은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는 20년간 발전해온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고 국민이 협력 성과를 체감하도록 실질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3국 국민 행복을 위해 국민 삶과 직결된 분야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며 우리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환경·보건·고령화 분야의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과 보호무역주의 같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고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함께 만들어 가기로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다음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은 차기 의장국으로서 3국 협력 성과가 국민 삶을 이롭게 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커창 총리도 3국 간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자유무역과 경제투자를 지지한다"며 "자유무역 수호는 다자주의 수호와 세계평화 수호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의 조기서명을 주장한다"며 "또한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서밋, 정상회의 등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한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와 달리 아베 총리는 '자유무역'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RCEP는 16개국의 조기 서명을 추진하고, 양국 사이에서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질이 높은 호혜적 협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확인했다"며 "일·중·한 FTA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이 미국과 함께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조하며 "일본의 노력과 시너지를 추구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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