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본관을 찾아 김낙순 마사회 회장과 면담을 요구한 고 문중원 기수 유족이 경찰관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앞에서 문 기수 유족의 면담 요청을 외면한 한국마사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유족과 노조는 문 기수 유족이 마사회장실로 가기 위해 마사회 본관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이 고인의 부인인 오은주 씨의 머리를 발로 차고, 목을 졸랐다"며 경찰관 2명을 고소·고발했다.
지난 21일 문 기수 유족과 공공운수노조는 렛츠런파크서울에서 집회를 열며, 고인의 죽음,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대한 김 회장의 생각을 듣고자 면담을 요구했다. 마사회가 면담을 거부하자 유족과 참가자들은 마사회 본관으로 행진한 뒤 진입을 시도했다. 마사회는 경찰 경호를 요청했다. 결국 경찰과 유족, 참가자 사이에 본관 진입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고소고발장에 따르면, 실갱이가 벌어지던 중 오 씨는 힘이 빠져 주저앉은 뒤 경찰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려 했고, 이때 A 경찰관이 발로 오 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찼다고 한다.
이에 해당 경찰관에게 항의하며 접근하자 B 경찰관이 스크럼을 짜고 있는 팔을 두르는 방식으로 오 씨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옆에 있던 오 씨의 아버지 오준식 씨가 경찰에게 "목을 조르지 말라"고 수차례 이야기한 뒤에야 팔을 풀었다고 한다.
현재 오 씨는 경추 염좌 및 긴장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오 씨 측은 경찰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 1조 2항에 따라 직무 수행을 하면서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직권을 행사여야 함에도 이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 경찰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의 폭행을 금한 형법 125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오준식 씨는 "인간이라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데 경찰이 유부인의 목을 조르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며 "유부인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경찰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준식 씨는 마사회에 대해서도 "사람이 죽어서 장례도 못 치르고 있는데 최소한의 예의와 마음이 있다면 면담에 응해야 했다"며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약자를 우습게 아며 갑질을 일삼는 마사회를 뿌리째 바꿔서 사람 밑에 사람 없는 마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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