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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기념행사, 여야의원 5명 참석해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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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기념행사, 여야의원 5명 참석해 물의

위안부 할머니들 격노, "공문까지 보내 참석하지 말라 했음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각 정당에 서울 도심서 개최된 자위대 창설 50주년에 참석하지 말아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이 참석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나라 4명-우리당 1명 참석**

주한 일본대사관은 18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각국 외교사절외에 우리나라 국방부-통일부 등 정부 고위관계자, 국회의원, 언론계 인사들을 초청해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 리셉션'을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리셉션에 일본측에서는 주한 일본대사관 및 자위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일본측 여성들은 다수가 기모노 차림으로 입장했다.

일본은 그동안 매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으나, 이번에는 자위대 창설 50주년을 기념해 신라호텔에서 대대적 기념행사를 가졌고, 우리나라 정부 및 국회-언론 등의 고위인사 1백5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장을 받은 국내인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번 기념식 개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난여론이 일자 참석하지 않았으나, 한나라당의 송영선-안명옥-나경원-김석준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신중식 의원 등 5명의 의원은 참석했다.

이 가운데 안명옥 의원은 방송사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기회가 되면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성급히 연회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 분노, "공문까지 보내 참석하지 말라 했음에도..."**

특히 이날 국회의원들의 자위대 기념식 참석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의 거센 분노를 사고 있다. 이는 이날 행사에 앞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각 정당에 행사 불참을 정식으로 요구했었기 때문이다.

정대협은 18일 각 정당에 보낸 '자위대창설 50주년 행사에 따른 정대협의 입장'이라는 공문을 통해 "아직도 우리 나라에는 일제 강점하에서 피해를 당했던 수많은 피해자가 생존해 있다"며 "특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지난 12여년간 일본정부의 책임있는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고령의 몸을 이끌고 시위를 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이런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자위대 창립 행사'라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일본 정부는 지난해 유사법제를 통과시키고 자위대를 타국에도 파병하는 등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꾀하면서 아시아에 다시 한번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협은 "우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축하행사에 한국 국회의원을 비롯한 귀빈들이 참석한다고 들었다. 그 행사에 참석함은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과거사의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와 뜻을 같이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각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불참을 부탁드리며, 만약 참석하였을 경우 국민들에게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행사불참을 요구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하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은 "과연 정신있는 의원들이냐"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한 일본대사관이 행사 전날인 17일 우리나라 외교통상부에 '독도유람선' 운항을 문제삼으며 "이는 일본의 영토에 대한 관할권 행사로 용인할 수 없다"고 항의하며 독도유람선 운항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망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이 일본대사관 주최 행사에 버젓이 참석한 대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하고 있다.

***"우리가 식민지냐, 왜 여기서 자위대 행사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민족문제연구소, 독도수호대 등 5개 시민단체 회원 20여명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은 이날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행사장인 신라호텔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한국서 열리는 자위대 기념행사!? 일본은 군사대국화 정당화말라" "일제피해자를 우롱하는 자위대 행사, 서울 하늘에서 웬말이냐" "평화헌법 위반하고 한반도평화 위협하는 자위대의 다국적군 참여를 반대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기념행사에 항의했다.

윤미향 정대협 사무처장 등은 "우리가 식민지냐, 왜 여기서 자위대 창설행사를 하냐"며 "일본 정부의 군사대국화와 일본 자위대 기념행사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 일본대사관의 요청을 받은 경찰은 윤 사무처장 등 정대협 소속 회원 3명을 퇴거 불응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해 조사한 뒤 오후 8시40분께 훈방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 황금주 할머니 등은 행사장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들에게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울부짖었으나 끝내 들어갈 수 없어, 밤 늦게까지 호텔 밖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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