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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선거법 단일안' 합의, 민주당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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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선거법 단일안' 합의, 민주당만 남았다

'연동형 캡' 한시적 수용, 석패율제 도입 등 합의

'4+1 협의체'에 참여해온 바른미래당(당권파), 대안신당(창준위),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관련된 단일안을 마련했다. 단일안을 도출한 4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최종 담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대안신당 창준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실에서 만나 약 1시간 20분가량 회동한 끝에 '연동률 적용 캡(cap. 상한선) 수용, 석패율제 고수'를 골자로 하는 단일안에 합의, 이를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4+1 원내대표 회동에서 논의한 '30석을 연동형 배분의 상한으로 하는 방안(소위 캡)'을 수용한다"며 "단 캡은 21대 총선에 한해 적용한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막판 논란이 된 석패율제에 대해서는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다"고 고수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석패율제에 관해 최근 민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석패율제는 우리 정치의 아주 큰 병폐인 지역 구도 철폐·완화를 위해 최소한도(라도) 도입해야 한다. 이것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절실히 원하던 바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손 대표는 "설사 최소한으로 축소되더라도 석패율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말해 원안에서 일부 수정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최소한이라는 것은 지난 13일 4+1 협상에서 나온 6권역별 1석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패스트트랙 선거법 원안에) 6개 원역에서 각각 2명씩 두도록 했는데, 그것을 한 명씩 줄이든지 그런 것은 실무대표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일명 '봉쇄조항'으로 불리는 비례 최소득표율 3%를 5%로 상향조정하는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서는 정동영 평화당 대표가 "나머지는 원안대로 하면 된다. 봉쇄율에 대해 민주당이 원안 변경 제안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연동형비례대표제 추진의 원동력인 시민사회의 요구를 정면 거스르는 것이고 원래의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같은 합의의 배경에 대해 "우리 4당 대표들은 확고한 공조로 선거제도 개혁,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 나갈 것이다. 이에 따라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향후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합의문에 명시해, 지향점을 밝히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각 조항의 동의 여부를 놓고 판단한 게 아니다"라며 "원래 4당 합의로 추진했던 합의가 대폭 후퇴된 상황이기에, 개혁의 의미를 첫발이라도 떼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결론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합의안은 사실상 지난 13일 '4+1' 원내대표급 회동에서 나온 민주당의 제안을 골자로 하고, 여기에 '연동형 캡'을 21대 총선에 한시적으로 적용한다는 내용만을 덧붙인 것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밤 기자 간담회에서 "오늘 4+1에서 잠정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30석 캡 △석패율 6석 등이 '잠정 합의안'의 내용이었다고 확인했다.

윤 총장은 특히 당시 석패율제에 대해 "(지역 구도 완화라는) 본래 취지에 역행하는 제도라면 250:50에서는 석패율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점심 때 잠정안을 만들면서 '비례대표제 전체는 전국명부로 운영하더라도 석패율은 권역별로 하자'는 절충안이 나와서 그렇게 권역별로 1석 정도씩 운영한다면 그것은 본래 가지고 있던 지역편중 완화 제도로 활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잠정합의안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3일 합의가 무산된 것은 다른 야당이 석패율제 축소와 '캡'에 반대하면서였다.

당시 '잠정 합의안'에 담겼고 윤 총장이 기자들에게 설명한 '전국구 비례대표 명부 유지, 권역별 석패율 운영' 안은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던 방안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전당대회 출마선언 후 "저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오래 전부터, 지난 대선 때도 제 공약으로 주장했고,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석패율제라도 해야 된다"(2015.1.6. 기자간담회)라고 말했었고, 당 대표 시절에도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또 차선의 제도로 석패율제 도입을 함께 논의해 볼 수 있다"(2015.7.24, 정의당 심상정 대표 예방시)라고 했었다.

야4당은 전날 밤 민주당을 포함한 '4+1 원내대표급 회동'을 열어 선거법 합의안 타결을 시도했지만 일단 불발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간 의견차가 많이 좁혀졌고, 대안신당 측도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날 오전 야4자 간 합의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관건은 민주당이 야4자의 합의안을 수용할 것인지다. 손 대표는 "우리 4당이 합의해서 민주당이 받으라는 이야기다. 석패율 제도는 민주당이 (원래 주장을) 취소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놓고 있다. 다만 민주당 안에서는 '13일 잠정합의안'에 대해서도 내부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았던 만큼, 논의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협상을 이끌어온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총장 등은 '13일 합의안' 정도는 수용 가능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보였었지만, 이해찬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중진들 재선 보장용"이라고 석패율제를 공개 비난하는 등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이(왼쪽부터) 18일 오전 국회에서 야4자 대표급 회담을 한 후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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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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