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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한달 51만원으로 살아볼래요?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기초생활수급 노인의 호소

지난 10일 국회에서 2020년 예산안이 의결되었다. 그러나 내년 예산에는 작년에 이어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부가급여 10만 원' 증액안이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 기초생활수급 노인 40만 명은 매달 기초연금 30만 원을 받고 같은 금액을 생계급여에서 삭감당한다. 아무리 기초연금이 올라도 정작 극빈층 노인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다.

내년 예산 통과를 보고 당사자 기초생활수급 노인이 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 팩스로 글을 보내왔다. 이번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칼럼은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편지를 그대로 싣는다.

▲ 지난 3월 기초생활수급 노인들과 빈곤단체 회원들이 폐지 리어카를 끌며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

대통령님, 한 달 51만 원으로 살아보실래요

서울시 송파구 ○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노인(1948년생) 홍락표입니다.

대통령님, 국회의원님, 보건복지부 장관님, 1인 가구주로서 한 달(월) 51만 원으로 한번 살아 보실래요. 그럼, 한번 살아보시고 연락해주십시오.


한달에 51만 원으로 살아가는 40여 만 명의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를 어떻게 말해야 이 나라 대통령, 국회의원, 행정부 정책담당자는 알까요? 51만 원(기초생활수급비 21만 원,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사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식물인간으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모르면서 정부 정책에 자문한다는 이론가들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이런저런 혜택을 많이 받아 부족함 없이 생활한다는 말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6년 여를 살면서 그들(복지관련 정책자문단)이 말하는 이런저런 혜택을 받습니다. 추석절, 음력설에 구청에서 3만원을 보내줬습니다.

지난 추석 때에는 구청 담당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6년 전이나, 6년이 지난 올해도 3만 원을 주느냐구요, 구청 담당 직원이 답했습니다. 자기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초겨울이면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김치를 가져가라고 합니다. 지난 해(2018)에는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전기장판을 주었는데, 올해는 12월 중순이 다 되어가는데도 겨울난방에 대한 아무런 것이 없습니다.

설날, 추석절에 3만 원을 받고 김장김치 한 통 받고 겨울철 난방비 대책은 있다, 없다 하는 것이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받는 많은 혜택인가요?

이 나라 기초생활수급자 노인은 하루 하루의 생존을 위해 그나마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수익으로 잡히지 않는 몇 천 원, 몇 만 원의 돈을 벌기 위해 더운 날, 비 오는 날, 추운 날에 거리를 헤매며 박스 등을 주우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40여 만 명의 기초생활수급자 노인의 인간 존엄성을 짓밟으며 파괴하여 왔습니다. 이 나라 헌법에 보장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외면하며 올해도 그들은(대통령, 국회, 행정부) 이 나라 최극빈층 노인들의 가슴에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 홍락표 어르신이 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 팩스로 보내온 편지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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