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이 영남공업고등학교 이사 전원에 대해 임원 배제를 추진하고, 교장·행정실장 등 파면을 결정했다.
대구시교육청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남공고 감사 결과 법인 이사회를 부정하게 운영하고, 교직원 등이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등 여러 비리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구교육청은 지난 11월 4일부터 11월 28일까지 감사 인력 총 12명(교육부 3명 포함)을 투입해 영남공고 비리에 대해 집중 감사했다.
대구교육청은 지난 8월, 허선윤 영남공고 전 이사장이 수업 중인 여성 교사를 불러내 술접대를 강요하고, 교사들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갈취하는 등 학교 교육을 방해한 사실을 밝혀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이번 대구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난 사실은 크게 3가지다.
우선, 학교 법인 이사회를 부정하게 운영한 사실이다. 임원자격을 박탈당한 허선윤 전 이사장은 10월 25일 법인 이사회에 참석해 이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날은 임시 이사장을 선출하는 자리였다.
두 번째는, 횡령 및 회계 부정이다. 허 전 이사장, 장상교 교장이 법인카드로 개인 옷을 사거나, 임종수 행정실장이 공금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등 1200만 원 상당의 공금을 횡령했다.
또한 임 실장은 프라이팬 업체 사장인 전OO 전 동창회장에게 1000만 원을 받아 쇼핑몰에서 프라이팬을 구매하도록 교사들을 부정하게 동원했다. 법인회계 경비로 부담해야 할 이사장실 인테리어 공사비 등 2800만 원을 교비회계 경비로 집행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교직원 비리 행위다. 특정 교사들은 학생 성적 및 취업률을 조작했다. 이사장 아들 허OO 교사는 동료 교원들에게 게임 및 노래방 참석을 강요했다. 임종수 행정실장은 기간제 여교사 등 2명에게 성추행을 했다.
대구교육청은 “학교법인 이사들의 직무유기, 방임 행태는 현저한 부당행위이자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행위”라며 이사 전원에 대해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대구교육청은 장상교 교장, 임종수 행정실장, 교사 1명은 파면을, 비위 관련 교직원 9명에 대해서는 엄중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대구교육청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통해 밝혀진 “공금횡령, 성적 및 취업률 조작, 이사회 운영 방해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자인 영남공고 교직원 일부는 대구교육청 징계 처분을 대비해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장상교 교장, 권기운 교감은 “개인 사정으로 12월 8일부로 퇴사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최근 학교에 제출했다. 김종일 교감 직무대행도 건강상의 이유로 11월 26일부로 퇴사를 신청했다.
정년퇴임을 앞둔 연배인 이들은 교육청 징계가 결정되기 이전, 자발적으로 퇴사해 사학연금이라도 지키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징계에 따라 이들의 수령 연금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출한 사직서는 12월 5일 열린 법인 이사회에서 반려됐다. 학교법인 정관 제35조4(의원면직의 제한)에 따르면, 임용권자는 관할청 감사 부서 등에서 감사 또는 조사 중인 교원의 의원면직을 허용할 수 없다.
한편, 대구교육청은 11일 영남공고 이사 전원에 대해 60일 동안 직무집행 정지를 통보했다. 관할청은 사립학교법상 임원취임의 승인취소를 위한 조사 또는 감사를 진행할 때 해당 임원의 직무를 60일 범위 안에서 정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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