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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회담, 서해충돌방지-휴전선 비난전 중단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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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회담, 서해충돌방지-휴전선 비난전 중단 합의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공고한 군사채널 기반 마련 계기

남북 군당국은 3일 열린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방안과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선전활동 중단 등 군사신뢰 구축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실무대표접촉도 10일경 개성에서 열기로 해 남북간 공고한 군사채널 구축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으며, 이로써 장관급회담을 정점으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장성급 군사회담이라는 남북 대화의 양 축의 기틀을 마련하게 돼 한반도 평화유지와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 2차 장성급회담서 서해상 무력충돌방지방안에 합의**

남북은 설악산 켄싱턴스타호텔에러 열린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4일 오전까지 밤샘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이같이 합의하고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발표했다.

합의서에서 남북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공고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키로 하고 ▲서해상에서 함정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 ▲서해 상에서 상대방 함정과 민간선박에 부당한 물리적 행위 금지 ▲항로이탈과 조난된 쌍방 함정에 대해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국제상선공통망(156.8Mhz, 156.6Mhz) 활용 ▲필요한 보조수단으로 기류 및 발광신호 규정 제정 활용 ▲서해상에서 제기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서해지구 통신선로 이용 등에도 합의했다.

남북은 이같은 조치를 오는 6.15 남북 공동선언 4주년인 오는 6월15일부터 취하기로 합의했으며, 서해함대사간 직통전화 설치문제는 8월15일까지 현재의 서해지구 통신선로를 남북관리구역으로 따로 늘여 각기 자기측 지역에 통신연락소를 설치하고 이를 현대화하는데 협력키로 해 사실상 핫라인 개통에 합의했다.

남북은 또 서해 해상의 민감한 수역에서 불법적으로 조업을 하는 중국 등 제3국 어선들을 단속·통제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 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데 상호 협력하며 불법조업선박의 동향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키로 했다.

***MDL의 선전활동 및 선전수단 제거에도 합의. 10일 실무대표 접촉키로**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 사항이외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군대들 사이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북한측이 제안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와 선전수단 제거에도 합의했다.

남북은 선전수단 제거는 오는 15일부터 시작해 8월15일까지 3단계로 나누어 제거하기로 했다. 1단계는 6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과 판문점지역이 포함된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001호부터 제0100호 구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2단계는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100호부터 제0640호 구간에서 하기로 했다.

3단계는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640호부터 제1292호 구간에서 선전수단들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하고 남북은 단계별 선전수단 제거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상대측에 통보하며 각각 상대측의 선전수단 제거 결과를 자기측 지역에서 감시하여 확인하되 필요에 따라 상호검증도 할 수 있게 했다.

남북은 3단계에 걸쳐 선전수단 제거가 완료되면 상대측 이외에도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기로 하고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선전수단들을 다시 설치하지 않고 선전활동도 재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제3차 회담 개최를 전제로 오는 10일경 합의사항 실천을 위한 남북 실무대표 접촉을 개성에서 갖기로 해 장성급 군사회담의 정례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북, NLL 관련 완화된 훈령 내려 협상 돌파구**

이날 회담은 당초 3일 하룻동안 실시하기로 했으나 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4일 새벽까지 모두 5차례 실무대표접촉과 1차례 남북연락관 접촉 등 마라톤 협상이 벌어져 다음날인 4일 오전까지 계속됐다.

한때 북측은 1차 회담 때부터 'NLL을 대신한 새로운 해상경계선 설정' 주장을 들고 나와 이를 반박하는 남측의 입장과 맞서 협상이 난항을 겪기도 했으나, 북측 대표단이 3일 오후 늦게 해상경계선 문제와 관련한 다소 완화된 내용의 훈령을 받아오면서 협상은 돌파구를 마련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7시 전체 종결회의를 갖고 합의서를 채택한 뒤 안익산 단장(수석대표)이 이끄는 북측 대표단은 오전 7시 30분 회담장을 떠나 북측으로 돌아갔다.

***공고한 군사채널 마련으로 보다 큰 틀의 의제 논의 기반 마련**

이번 회담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남북 군사당국간에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방안에 처음으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5∼6월 꽃게잡이철만 되면 높아졌던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회담 자체가 마라톤 회의를 벌이는 등 남북이 매우 진지한 자세를 보여준 것도 북한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다음 회담 날짜를 잡지는 못했지만 10일 경 실무대표접촉을 갖기로 해 남북간 공고한 군사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군사현안을 축으로 장성급 군사회담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관급회담을 정점으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장성급 군사회담이라는 양 축을 마련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벌였지만 이후 실무회담 접촉을 통해서 새로운 협의 의제를 도출한다면 한반도 전쟁 억제와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긴장완화 방안 등 보다 큰 틀의 긴장완화 확대 방안과 신뢰구축 문제들을 협의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문제 등 한반도에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남북 군사당국간 대화채널을 통해 남과 북이 각각 각각 서로 다른 시각에서 느끼는 안보불안감을 해소하고 남북 상호간 긴장완화 및 군축을 이어가기 위해 실질적으로 합의 사항을 잘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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