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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사우디의 '석유 심장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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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사우디의 '석유 심장부' 공격

22명 사망-25명 부상, 추가공격 예상돼 국제유가 불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이 무장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22명이 죽고 25명이 다치는 초대형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외국인 석유기업과 외국인 거주지역을 겨냥한 '경제테러' 성격이 강해,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석유시장을 한층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22명 사망, 25명 부상**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30일(현지시간) 사우디 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사우디 동부 석유산업도시 알 호바르에서 발생한 25시간 동안의 인질극으로 2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고 공식발표했다. 이 과정에 인질범 4명 중 1명은 부상을 입은 채 체포됐고, 나머지는 도주했다고 말했다. 체포된 인질범은 이번 사건의 지휘자이자 사우디 당국의 최우선 수배자 가운데 1명이며, 도주자 1명도 부상했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희생자는 대부분 외국인으로 인도인 8명, 필리핀인 3명, 사우디인 3명, 스리랑카인 2명,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인 각각 1명이다. 내무부는 사우디 보안군이 인질극이 벌어진 주거단지와 호텔에서 다양한 국적의 거주자 2백42명을 대피시켰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인 거주자는 기관총과 탄띠로 무장한 20대 초반의 인질범은 공격 대상이 미국 등 서방인이라면서 이들의 거주지를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석유산업 심장부에 대한 공격**

이번 사건이 발생한 알 호바르는 이라크 동부의 유전지대 다란에 인접해 있는 석유산업도시로, 외국석유기업과 상사, 외국인거주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명선' 가운데 하나다. 특히 다란에는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어, 이번 알 호바르 공격은 사우디 석유산업의 심장부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인질극은 29일 아침 군복 차림의 무장괴한 4명이 알 호바르의 석유산업 관련 사무실과 직원아파트가 있는 곳에서 총기를 난사하면서 시작됐으며, 이들은 사우디 보안군과 총격전 끝에 아파트.호텔 단지인 오아시스 주거단지로 달아나 이 곳의 6층짜리 건물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당초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등 최소한 십수명이 숨지고, 인질극 과정에 탈출하려던 인질들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무사히 구출된 요르단 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는 희생자 가운데 9명은 계단으로 탈출하려다 인질범의 칼에 목이 베여 살해됐다고 밝혔다.

***알 카에다 "사우디 석유를 미국에 헐값에 넘기고 있다"**

알-카에다의 사우디 조직책으로 알려진 압둘 아지즈 알-무크린으로 자신을 소개한 인물이 이번 인질극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이번 공격은 이라크 파병국들을 겨냥한 공세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8분짜리 테이프가 30일 한 이슬람 웹사이트(http/alsaha.fares.net)에 실렸다.

알-무크린으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녹음 테이프에서 인질범들이 인질을 살해하는 광경을 묘사하며 희생자 중에 이탈리아, 미국, 일본, 영국인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 시신을 시내 거리에서 끌고 다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에 대해서는 "미국에 헐값에 석유를 공급해 사우디 경제를 붕괴시켰다"고 비난하며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대미 투쟁이 전개될 것이며 '십자군'이 이슬람 땅에서 추방될 때까지 사우디 정부와의 싸움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무크린은 지난 27일에도 이슬람 웹사이트에 성명을 게재, 추종자들에게 암살,납치, 폭파 등 도시 게릴라전을 수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추가로 사우디 테러 가능성"**

이번 사우디 공세는 시작일뿐 사우디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경고가 정보기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알-카에다 동조자들이 테러를 준비하고 있으며 주요 석유시설이나 사우디와 바레인을 잇는 방죽 등이 테러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가 집중적 테러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사우디가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압력에 굴복, 최근 산유량을 증산하기로 하는 등 부시대통령의 재선을 돕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불안정한 국제유가시장을 한층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석유업계에서는 지난 5월초 발생한 사우디 서부 얌프의 외국석유기업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5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석유시설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 유가가 한층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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