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좌장인 유승민 의원이 과거 자신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사건을 언급하며 자유한국당 상황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5일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에 출석해 한 공개 발언에서 "2015년 6월, 7월 얘기를 말씀드려야겠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대표적 두 야당에서, 원내대표에 대해 한 정당(바른미래당)은 당 대표가 국회의장에게 공문 한 장 달랑 보내서 원내대표직을 박탈하겠다고 하고, 다른 야당(한국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거부하는 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주재 최고위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입장을 의결했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앞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변혁' 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당원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내리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당 대표라는 사람이 공문 한 장으로 원내대표직을 박탈하겠다고 한다"고 손 대표를 비판하면서 "한국당에서는 최고위 회의에서 원내대표 임기를 좌지우지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자신의 옛 새누리당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2015년 6월 25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께서 권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라며 "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박 전 대통령이) 원내대표를 아주 거칠게 공격했다.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소위 당시 친박이라는 사람들이 날이면 날마다 원내대표 자리를 그만두라고 공격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어떻게 지키느냐 하는 근본적 문제에 있어서, 원내대표라는 자리는 의원총회에서 의원 다수가 선택하고 임기가 당연히 보장된 자리다. (그래서) 2015년 6-7월에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이 아무리 '물러나라'고 해도 저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뜻을 모아주지 않으면 절대 물러날 수 없다'고 얘기하면서 13일을 버텼고, 결국 의원총회에서 저에 대해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해서 '의원들 뜻이 그러면 물러나겠다'고 하고 물러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공개회의 말미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 '현재 한국당 상황이 보수 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 △불파불립)에 비춰 어떻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 얘기는 국회와 정당의 민주적 원칙 위배를 지적하면서 최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문제(에 대해 손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취지였다. 한국당이나 다른 정당 문제를 제가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면서도 "한국당이 3원칙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건 앞으로 두고 볼 일"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보수 재건 3원칙은 제가 처음 얘기할 때나 지금이나 생각이 같다"며 이같이 말하고 "저희는 신당을 시작하는 마당에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제가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변혁은 오는 8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앞두고 있다.
한편 유 의원은 여당이 이른바 '4+1' 협의체를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을 논의하고 있는 데 대해 "아무 법적 근거 없이 모인 의원들의 모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국회 역사상 한 번도 없던 범죄행위다. 이런 짓을 하면 다른 의원들이 가만 있으면 안 된다. 저부터 가서 몸으로 막겠다"고 강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변혁 대표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제1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서 법안 처리를 막았다는 이유로, 집권 여당이 국회법도 무시하고 듣도 보도 못한 사설기구를 만들어서 국가예산을 멋대로 심사하고 뜯어 고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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