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백원우 특감반원' 부검…유서에 "윤석열에 죄송"

'하명수사' 의혹 수사 고비, 전현직 靑 관계자 소환 예상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전직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A씨에 대한 부검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일 오전 전 특감반원인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관 A씨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발부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범죄 혐의점 등 외부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문서에는 "총장님(윤석열 검찰총장)께 죄송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검찰과 협의해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서울 서초동의 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소위 '하명 수사' 의혹 규명에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하명 수사 의혹이 발생한 당시 그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던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별도로 운영한 특감반 소속이었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백원우 특감반'이 민정비서관실의 권한을 넘어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위법하게 수집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첩보 문건을 누가 작성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당시 이뤄진 경찰 수사는 청와대에서 경찰청에 이첩한 김 전 시장 주변에 대한 비위 첩보가 울산경찰청으로 하달 돼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A씨 등 '백원우 특감반'이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A씨 사망으로 검찰 수사에 일정한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검찰은 사건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수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첩보가 생산되고 이첩되는 과정에 관계된 경찰 관계자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 부원장을 비롯해 이인걸 전 특감반장,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 등이 거론된다.

한편 청와대의 하명 수사로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시장은 2일 "공정한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경찰과 청와대가 오히려 공권력을 동원해 후보자 김기현에게 허위로 조작된 범죄 혐의를 덮어씌웠다"면서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