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에게 무참하게 참수당한 미국인 닉 버그의 부친이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죄'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희생됐다고 강력히 성토하고 나서, 참수사건을 계기로 포로 성고문-학대 파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시정권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부시와 럼즈펠드가 내 아들을 죽였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닉 버그의 부친 미첼 버그는 이날 라디오방송 KYW-AM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조지 부시와 도널드 럼즈펠드의 죄 때문에 죽었다"며 "그들이 내 아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 워스트체스터에 있는 자택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버그는 26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그의 아들이 생전에 더없이 선량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하며 "내 아들은 그의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납치자들 사이에서 선(善)을 보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납치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했은지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들의 가장 좋은 친구를 죽였다"고 아들의 애꿎은 죽음을 안타까와했다.
***부시 당황, 여지껏 위로 전화도 하지 않아**
이같은 버그 부친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부시 정권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스콧 맥클레인 백악관대변인은 이같은 버그 부친의 발언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받자 "버그 가족은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맥클레인 대변인은 또 '부시대통령이 버그 가족에게 위로 전화를 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유감표명을 했다"며 얼버무렸다.
반면에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는 버그 부친에 대해 "나도 같은 아버지로서 내 아들딸 중 하나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심정이 어떨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며 "나는 모든 미국인이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최대한의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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