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처지가 더욱 곤혹스러워지게 됐다.
미군 전문신문조차 럼즈펠드 장관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선 데다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미 상원도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를 비난하고 사실상 럼즈펠드 퇴임을 압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미군내 영향력 큰 주간지, "럼즈펠드, 포로 학대 책임지고 물러나라"**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다르면, 미국내 미군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주둔중인 수많은 미군들이 가장 애독하는 미국 군사 주간지인 <아미 타임스(Army Times)>는 최신호(17일자)를 통해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가 이번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아미 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이번 사건은 일부 지역 차원 수뇌부의 지도력 실패 문제가 아니라 미군 최고 지도부 차원에서의 문제"라며 "비록 전시하에 최고위 수뇌부를 해임하는 것일지라도 현재 필요불가결한 것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주장해 럼즈펠드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미군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신문은 USA투데이가 발행하고 잇는 매체로 발행부수 25만부를 자랑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신문발행사인 가넷트사가 소유하고 있는 4개 언론사 가운데 하나이다.
럼즈펠드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이번 <아미 타임스>의 사설은 미 육군뿐 아니라 공군과 해군, 해병대 신문에도 실려 전세계 미군기지에까지 전달돼,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카핀스키 준장 등 일부 미군만의 책임으로는 충분치 않아"**
<아미 타임스>는 특히 럼즈펠드 장관의 능력과 지도력까지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은 "럼즈펠드 장관과 마이어스 합찹의장, 그리고 참모진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미칠 영향을 인식하는데 실패했다"며 "부시 대통령은 폭발력이 강한 이 문제를 군 지도부 대신에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비판해 안이한 미군 지도부를 질타했다.
신문은 또 "당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책임지고 있던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를 비롯해 7명의 병사들이 이 문제로 책임을 지게 됐다"면서도 "그것은 잘된 일이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럼즈펠드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분명히 했다.
신문은"전반적인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력 실패의 문제"라며 "이라크 포로들은 체포될 당시부터 두건이 씌어졌으며 수갑이 채워졌고 고립됐으며 이러한 것이 미군에 주는 메시지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상원, 만장일치로 비난 결의안 채택**
이와 함께 미국 상원도 하원에 이어 10일 92 대 0 이라는 만장일치로 이라크 포로들의 학대행위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럼즈펠드 장관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의원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외의 비난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상원은 이날 결의안을 통해 "이 비열한 행위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해 철저한 조사와 관계자의 처벌, 그리고 더 나아가 럼즈펠드 등 군 최고책임자의 인책을 촉구했다.
특히 상원은 조만간 국방부로부터 비밀로 분류된 미공개 사진 및 비디오를 제출받을 예정이어서 이들 자료의 공개 여부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현재 이들 자료들을 어느 의원들까지 열람을 허용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상원에서 보관하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자료 제출을 하루이틀 보류한 상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