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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인구 100만 욕심 버려야 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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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인구 100만 욕심 버려야 미래 보인다

[인터뷰] 김용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패러다임 전환 필요”

▲충북 청주시의회 김용규 도시건설위원장. ⓒ프레시안(김종혁)

“인구 절벽 시대, 성장과 팽창의 패러다임에서 감소·축소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김용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은 청주시의 인구증가가 이미 멈췄고 곧 감소 시대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성장과 팽창 위주의 정책에서 감소와 축소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시 정책기획과가 발표한 올해 10월 인구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시의 인구는 85만 3886명이다. 청원군과 통합당시 84만 1982명에서 겨우 6096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인구 증감률을 보면 정체현상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4년 증감률이 0.54를 기록한 후 2015년 0.11, 2016년 0.47, 2017년 0.11, 2018년 0,40, 2019년 6월 0.03을 기록했다. 증감률이 지그재그를 그리며 점점 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처럼 시의 인구가 85만 근처에서 멈춤 현상을 나타내고 있고 곧 감소로 변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시의 정책 방향은 ‘100만 도시’를 지향하고 있어 정책적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인 김용규 의원에게 인구 절벽시대에 맞는 시의 정책 변화와 대안에 대해 들어본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프레시안 : 인구 절벽 시대에 접어든 것은 비단 청주와 충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어떻게 보는가?

김용규 : 1950년대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만든 산업화 정책이 일정기간 성과를 이룬 것은 사실이다. 이후 80년대가 지나면서 성장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으로 양극화와 불균형 문제가 사회적 갈등으로 대두됐고 급기야 정치·경제의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성장 추세로 보면 10년 전쯤 최고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성장일변도 정책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낳았다. 직장, 먹을거리, 교육 등의 이유로 질주하듯 서울로, 서울로 달려가 1000만 명이 모여 사는 공룡도시를 만들었다. 500년 도읍의 역사성 있는 서울이 아닌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신도시가 오늘날 서울의 모습이다.

청주도 마찬가지다. 충북도의 수부도시로써 인근 시군의 인구를 빨아들여 현재의 청주가 만들어졌다. 청원군과의 통합이후 청주시는 도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모여 사는 또 다른 신도시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인구 쏠림 현상은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겹치면서 정체중이다. 더 이상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점을 자세히 봐야 한다.

시 정책기획과의 자료에 잘 나타나듯이 지난해 85만 명을 돌파한 이후 멈춤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근 세종시로의 유출 등 단편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이 같은 정체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프레시안 : 인구 정체·감소 시대에 맞춰 시의 도시계획도 변화해야 한다고 보는데?

김용규 : 중요한 문제다. 국가는 물론 광역·기초자치단체는 늘 미래지향적 정책을 세우고 실천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맞춰가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의 멈춤에 직면한 지금은 과거의 성장위주 행정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한 도시의 미래를 건설하기위한 전략에서 아파트 등 주택공급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파트 등 주택공급 정책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도시는 엄청난 재앙을 맞게 된다.

청주시는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이미 수년째 미분양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더 이상 인구가 늘지 않는데 신규 아파트 건설은 계속되고 있으니 분양이 안 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재 동남지구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건설되고 있는데 제대로 분양될지 관심사다. 청주에 더 이상 이처럼 무모한 아파트 단지 건설은 없어야 한다.

신규 아파트가 분양되려면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던지, 기존의 주민들이 살던 집을 팔고 입주하던지 해야 하는데 청주는 두 가지다 불안한 상태다. 아파트 분양이 주춤하면서 전체 도시의 주택매매 시장이 축소되고 곧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며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설령 몇몇 새 아파트들이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고 가격을 낮춰 분양이 된다고 해도 새 인구 유입이 없다면 문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주택과 기존의 아파트에 살던 주민들이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도심 공동화다. 도심공동화는 원도심의 상권까지 바꾸고, 결국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는 황폐화 슬럼화 될 수밖에 없다.
▲청주시 인구증감률 그래프. ⓒ청주시

프레시안 : 최근 운천·신봉동 지역의 한 아파트가 주민의 반대로 재개발이 중지됐다. 신규 아파트 건설은 물론 무분별한 재개발도 문제인데?

김용규 : 재개발은 도시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정책인데 현재 대부분의 재개발은 오래된 집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고층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있다.

고층아파트가 건설되는 재개발은 신규 아파트 단지를 마구 허가하는 것처럼 위험한 발상이다.

청주지역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인 사직 23·단지 재개발이 정점으로 보인다. 당시 5층 아파트를 허물고 25층의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서 고층아파트 붐을 일으켰다.

이 아파트 재개발은 건축된 지 25년 만에 부수고 다시 지은 경우인데 청주지역의 분평동, 용암동, 복대동 등의 아파트단지가 건설됐는지 얼마나 됐는지 생각해보라.

물론 연탄불을 때는 방식이었던 사직아파트와 현재 건설되는 아파트의 사용주기는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저층아파트를 철거하고 다시 짖는 것과 고층아파트를 철거하고 다시 짖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용 또한 큰 차이가 난다.

현재 분평동, 용암동, 율량동 등 시내 대부분의 아파트단지가 안정화 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아파트의 내구연한이 다 된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

프레시안 : 신규 아파트는 물론 아파트식 재개발도 바뀌어야 하는 이유가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아파트 건설을 제한하고 원도심의 황폐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김용규 : 주민들이 한자리에서 오래 살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해 주는 것이다.

청주의 한 지역 재개발과 관련한 논란이 커졌을 때 나이든 주민들은 “내 집을 1억 준다는데 새로 아파트를 지으면 2억을 빚내서 들어가야 한다”고 하소연 했다. 이게 실상이다. 작은 집이나마 평생을 살던 집을 내어주고 몇 배의 빚을 떠안고 새 아파트에 들어가야 하는 문제에 대해 대다수 주민들은 반감을 갖고 있다.

아파트식 재개발도 인구 증가에 맞춰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재개발 방식은 무엇인지 시와 시의회에서 깊게 고민해야 한다. 주민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 수 있도록 보다 차원 높은 행정이 필요하다.

일례로 단독주택 지역의 경우 시에서 일정 부분을 매입해 주차장과 도시공원을 조성하고 각 세대는 1세대가 2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 후 집 한 채와 텃밭공간을 마련하는 ‘도심형 전원주택’ 사업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을에 정주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게 되고 고령층도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현재 산촌이나 시골로 전원주택을 지어 이주하던 바람도 주춤해졌다. 즉 고령층은 병원 등 기반 시설과의 접근성이 중요한데 도심형 전원주택은 이를 충족할 수 있다.

또한 마을공동체가 형성되면 신도시 지역으로 쏠리던 상권도 정주하면서 일정한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프레시안 :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원도심의 공동화와 함께 원상권의 붕괴도 뒤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안길을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김용규 : 원상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적 상권에서 문화와 예술 녹아든 복합 상권으로 탈바꿈하는 방법이 있다.

성안길로 대표되는 청주지역의 원상권을 살펴보면 유명 브랜드는 외곽지역의 복합몰 등에 치이고 요식업 또한 근처 행정기관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처지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성안길에 있는 문화시설의 분포를 살펴보자. 대형 영화관은 있지만 소극장이나 버스킹 등이 가능한 야외공간이 부족하다. 편하게 앉아 쉴 공간도 거의 없다.

성안길은 역사성 깊은 중앙공원을 비롯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육거리시장, 최근에 조성한 삼겹살 시장 등 문화적인 요소가 곳곳에 있지만 연계적인 프로그래밍화 돼 있지 못하다.

최근 청주시에서 추진하는 ‘문화재 야행’의 경우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어린이와 어른들이 손을 잡고 도심의 문화재를 찾는 색다른 멋이 행사의 연속성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청주와 비슷한 규모인 전주의 한옥마을을 가보면 너무나 부럽다. 기와집으로 조성된 거리는 물론 방문객의 절반은 한복으로 바꿔 입고 거리 자체를 즐긴다. 청주 성안길에도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멋진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결론적으로 인구절벽 시대에 기장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김용규 : 결국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도심형 전원주택을 짓고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것과 원상권을 살리기 위해 경제적 상권에서 문화와 예술이 녹아든 복합 상권으로 전환하는 등 모든 문제의 중심은 인구의 증감에 맞춰야 한다.

대표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을 멈추면 할 수 있고 해야할 사업이 넘쳐날 것이다. 또한 대중교통문제, 도시공원일몰제 문제 등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청주시가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려면 인구 100만 명 욕심을 버리고 아파트 정책을 비롯한 시의 정책을 대폭 바꿔 시민들이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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