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인적 쇄신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3선의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들의 용퇴에 대한 신호탄을 쏘았다.
김세연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고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교안 당대표님, 나경원 원내대표님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 정말 경의를 표한다"며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 한다. 미련 두지 말자.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며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현실이다. 한 마디로 버림받은 거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다. 소통능력도 없다"며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섭리다.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계속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일부 초선 재선 의원들이 중진 용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발언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자기는 예외이고 남 보고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며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세연 의원은 부산 금정구에서 18, 19, 20대에 당선됐다. 그는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 현재 바른미래당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과 부산시당위원장이다.
다만 김세연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차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 금정구에는 김경지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으며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부산에서는 6선의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며 최근에는 경남에서 재선인 김성찬 의원과 초선 비례대표 유민봉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세연 의원마저 불출마를 발표하면서 영남권 총선 후보자에 대한 물갈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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