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역시 이춘재 소행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해당 사건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이춘재의 자백이 사건 현장 상황과 대부분 부합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해당 사건을 앞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모방 범죄'로 결론 짓고 윤 모 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그러나 최근 이춘재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면서 진범 논란이 빚어졌다.
경찰이 윤 씨가 아닌 이춘재를 진범으로 잠정 결론 낸 데는 박 양의 속옷에 대한 진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피해자 박 양의 바지와 속옷을 무릎 부위까지 내리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반면, 이춘재는 "박 양의 속옷을 벗겼다가 거꾸로 입혔다"고 자백했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박 양은 속옷이 뒤집혀 입혀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중학생이던 박 양이 속옷을 뒤집어 입을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윤 씨의 진술에 의문을 품었는데, 이춘재는 최근 자백에서 박 양이 입고 있던 속옷을 완전히 벗기고 범행한 뒤 이 속옷으로 현장에 남은 혈흔 등을 닦고 새 속옷을 입힌 뒤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윤 씨보다 이춘재가 당시 사건 현장 상황을 더 정확하게 묘사한 셈이다.
경찰이 최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특정한 이춘재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 등 모두 14건의 살인을 자백했다.
이에 윤 씨는 억울함을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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