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국이 소속돼 있던 이라크 사령부를 이끌고 있던 스페인이 속속 철군하고 있고 스페인 여단에 함께 소속돼 있던 온두라스와 도미니카공화국마저도 철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 당국은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야당은 강력하게 철군을 요구하고 있으며 21일(현지시간)에는 정부내에서 인권감시업무를 맡고 있는 국가관리가 철군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엘살바도르 인권감시 공무원, “이라크서 병력 철수하라”**
AP 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인권 감찰관인 비트리스 카리요는 이날 정부에 “엘살바도르도 스페인,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과 마찬가지로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 감찰관은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하는 국가기구의 책임자이다.
카리요 감찰관은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다른 국가 병력이 철수함으로써 이라크 저항세력은 자신들의 전략을 상당부분 수정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훨씬 더 큰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고 우려했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약 3백80명의 병력을 1년 기한으로 나자프 근처에 주둔시키고 있다. 이들은 도미니카공화국 및 온두라스와 함께 스페인 여단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스페인 여단에 소속돼 있던 온두라스와 도미니카공화국은 물론이고 여단을 이끌고 있던 스페인도 철군을 선언하고 속속 철군을 하고 있음에 따라 엘살바도르만 외따로 남겨지게 된 것이다.
***8월이 철군 고비될듯**
아직까지 엘살바도르 정부는 철수 계획을 부인하고 있다. 후안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국방장관은 19일 “엘살바도르는 오는 8월까지 병력을 철수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8월은 엘살바도르가 병력을 주둔시키기로 당초 약속한 시한이다.
오는 6월 새 대통령에 취임하는 엘리아스 안토니오 사카 대통령 당선자도 선거운동 기간동안 자국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지 않을 것임을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대선에서 사카 당선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샤픽 한달 좌파 후보는 엘살바도르 병력 철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무원인 인권 감찰관까지 철수를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점차 고립무원의 난감한 처지로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정세를 볼 때 엘살바도르도 파병 만료기간인 오는 8월에는 철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