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루자의 '불안한 휴전'이 곧 깨질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이 "이라크 저항세력이 팔루자 시민들을 죽이고 위협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며 새로운 공격을 예고한 데 이어, 실제로 팔루자에서 교전이 발생해 저항세력 8명이 숨지고 21일(현지시간)에는 저항세력이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라크의 긴장이 고조되자 스페인과 온두라스의 철군 결정으로 흔들리던 도미니카공화국도 철군을 공식 결정했다. 철군도미노의 끝없는 확산이다.
***럼즈펠드 "저항세력이 팔루자 시민 위협", 美합참 "팔루자, 쥐떼들의 소굴"**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럼즈펠드 장관은 20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팔루자의 상황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다"며 "이라크 주둔 연합군은 팔루자에서 저항세력이 항복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암살자들과 사담 후세인 추종자들이 팔루자 일부를 차지하고 평화와 자유에 반대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항세력이 사람들을 죽이고 팔루자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편 뒤 "이번 휴전 협정은 미군에 저항하는 무장세력과 맺어진 것이 아니라 팔루자 지역의 '마을 원로들'하고만 이루어진 것"이라며 미군이 팔루자 휴전협정을 깨려는 데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팔루자는 처리돼야 한다"며 팔루자 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범인을 잡아야 했기 때문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우리가 찾아낸 것은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거대한 쥐떼들의 소굴이었다"고 저질적 표현을 쓰며 이라크 저항세력을 비하하기도 했다.
***교전 발생, 저항세력 8명 사망. 21일 새벽 무장세력 반격**
미군부의 이같은 호전적 발언에 이어, 벌써부터 팔루자에서는 미군의 공세가 재개되며 치열한 전투가 재개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20일 팔루자에서 미군은 8명의 이라크 저항세력을 사살했고 이 과정에 차량 3대가 전소됐다.
다음날인 21일 새벽에는 약 35명의 저항세력이 총과 로켓추진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팔루자 북부 지역에서 공격에 나섰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날 바그다드에서는 미 점령군이 관할하고 있는 구금시설이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을 받고 21명이 사망하고 1백여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도 이날 미군 5명과 이라크인 3명도 도로에 매설된 폭탄 공격을 받고 부상당했다고 점령당국과 이라크 관리들이 밝혔다.
***도미니카 공화국 철군 공식결정**
이처럼 이라크 전황이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도미니카공화국도 결국 '철군도미노'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다음 몇주안에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임을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호세 미구엘 소토 지메네즈 육군 장성은 20일 이렇게 밝히고 "대통령은 온두라스가 자국군의 철군을 발표하자 도미니카군의 안전을 우려해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도미니카는 3백2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한 상태로 3백70명의 온두라스군과 함께 알-카디시야와 나자프 등지에서 스페인 사령부에 속해 있었다.
이로써 공식적으로 철군을 발표한 국가는 스페인,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등 3개국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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