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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납치된 이탈리아인, 인질중 최초로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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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납치된 이탈리아인, 인질중 최초로 살해

철군 거부한 데 따른 첫 대응. 일본인 2명도 추가 납치설

이라크에서 납치된 외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라크 무장세력은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군의 철군을 거부함으로써 지난 12일(현지시간) 납치된 이탈리아인 4명 중 1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인 2명도 또다시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현재 약 40여명의 외국인이 납치됐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이라크에서 자국민 철수에 부심하고 있고 이라크 재건사업도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장세력, “이탈리아 철군 거부로 납치된 이탈리아인 1명 살해”**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15일 “자신들을 ‘녹색여단’이라고 부르는 이라크 무장세력이 14일 납치된 이탈리아인 4명 가운데 한 명을 살해한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사진 및 성명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그러나 “이들이 보내온 테이프에는 너무나 잔인한 장면이 있어서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무장세력은 비디오와 함께 보낸 성명서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군을 철수시키라는 자신들의 요구에 대해 ‘철군은 협상의 여지가 아니다’며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이탈리아인들을 죽였다”고 밝혔다.

무장세력은 또 “이탈리아 대통령이 철군을 거부한 것은 그가 미 백악관에 있는 그의 주인을 만족시키는데 걱정하는 것보다 자국 국민들의 안전을 돌보는데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들은 이라크에서 미군 점령군을 위해 일하는 경호원들”이라고 주장했다.

무장세력은 “이탈리아군 파병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려 살해했다”며 “우리는 당신들이 당신들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거부하도록 요구하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머지 인질들을 하나하나 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정부, 자국인 사망 확인. 철군 거부 재차 밝혀**

알자지라 방송 보도에 대해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 장관은 이탈리아 인질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 “전직 제빵업자인 살해된 이탈리아인은 권총으로 목 뒤쪽에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나머지 인질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며 "우리 임무는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탈리아인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서는 “이탈리아군 철군 불허 방침은 확고하며 변함이 없다”고 밝혀 나머지 인질들마저 살해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살해된 이탈리아인은 지난 12일 납치됐으며 이날 알자지라는 이들의 여권과 무장세력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탈리아인들을 담고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3천명의 이탈리아군 철수와 이탈리아 정부의 사과, 성직자 석방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방영한 바 있다.

***일본인 2명 추가 납치설, 일본 정부 확인중**

이처럼 실제로 납치된 인질이 살해된 데 이어, 이날 이라크에서는 또 일본인 2명이 추가로 납치된 것으로 전해져 일본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교도(共同) 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취재활동을 벌이던 일본인 프리 저널리스트 남성 2명이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다는 소식이 14일 밤 일본 비주얼 저널리스트협회(JAVA)에 e-메일로 전달됐다.

e-메일에 따르면 2명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 바그다드 시내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헬리콥터가 격추된 팔루자 교외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택시 운전기사와 가이드는 납치 당시 “이들은 중국인”이라고 속이려 했으나 일본인들이 소지하고 있던 여권을 통해 일본인임이 밝혀져 납치됐다. 납치된 사람은 야스다 준페이라는 사람과 ‘와타나베’라는 성을 쓰는 사람으로 밝혀졌으며 메일은 이라크인 가이드가 보냈다.

이번 납치 소식이 사실일 경우 납치된 일본인은 5명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요르단 암만에 설치된 이라크 일본인 인질사건 현지대책본부는 이번 납치 소식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대책본부는 보도를 통해서 납치소식을 전달받았으며 이미 발생한 일본인 3명의 납치 사건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번 소식에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 현지에서는 약 70명의 일본인 기자가 활동중인데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은 “앞으로는 기자들이라 해도 납치대상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라크에서 취재중인 기자들도 모두 즉시 철수할 것을 재차 강력히 권고하는 공문을 각 언론사 편집국에 보냈다.

***러시아 등 각국 자국민 소개령. 이라크 재건사업 타격**

이라크에서는 이탈리아인과 일본인 이외에도 전세계 12개국의 약 40여명의 외국인이 납치된 상태인데 이로 인해 많은 외국인들의 이라크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주도의 이라크 재건 활동도 늦춰지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약 8백명에 달하는 러시아인 재건사업자들을 러시아본국으로 소개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14일 항공기 3대를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8명의 러시아인이 납치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프랑스, 체코 정부도 이라크 내 자국민의 출국을 권유하고 있으며 친미적인 성향을 보였던 호주도 자국민에 대한 이라크의 여행자제를 권고하고 나섰고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 대해서도 이라크에서 빠져나올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라크에서 복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 상당수도 요르단 암만으로 직원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지도 14일 “이러한 움직임은 이라크내 사회기간시설 복구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 당국에 타격”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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