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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 "미군은 나치 같다. 이라크인 '열등인간'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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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 "미군은 나치 같다. 이라크인 '열등인간' 취급"

'팔루자 학살'에 연합군도 분열, 예멘 “미군 철수해야”

‘팔루자 학살’에 이라크 국민과 군경찰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미군과 영국군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들리기 시작, 14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를 곤혹케 만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미국의 이라크전과 ‘대중동구상’ 등에 침묵을 지켜오던 중동국가 중에 예멘의 정상이 처음으로 미군 등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고 나서, 반미 목소리가 이라크를 넘어서 아랍국가 전체로 퍼져나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영국군, “美, 나치처럼 이라크인을 열등인간 취급”**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펼쳐지고 있는 미군의 군사 전략에 영국군이 강하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영국군 고위 장교들이 “이라크에서의 미군 군사전략이 강경일변도이고 부적절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영국 육군 고위 관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격적인 진압방식은 동맹군 지휘부와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고 영국군 지휘부내에서도 미군의 그러한 진압방식에 대해 가면 갈수록 강하게 불편함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영국 장교는 특히 “미군의 이라크인들에 대한 인식이 열등-우등이라는 인종적 편견에 휩싸여 있다”며 “미군은 이라크인들을, 독일 나치가 그러했던 것처럼 ‘열등인간’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열등인간이라는 개념은 독일 아돌프 히틀러가 지난 1925년 출판한 책에서 제시한 내용으로 히틀러는 이 책에서 이 용어를 유대인과 슬라브족, 집시 등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한 바 있다.

이 영국 장교는 또 “나와 영국 지휘부가 보기에 미군의 폭력 사용은 적절하지 않고 그들이 직면한 위협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군들은 이라크인들의 생명을 영국군이 대처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대우하고 있다”며 “이라크인들에 대한 태도는 비극적이며 끔찍하다”는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는 “미군은 사물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군은 이라크인 전체를 ‘나쁜 녀석들’로 범주화하고 있으며 이라크를 강도 국가로 간주하고 모든 사람들을 죽여야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미군, 민간인 안중에도 없이 주변 지역 초토화” **

그는 이같은 인식을 갖고 있기에 미군은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는 도시 지역에서 목표물에 대해 공격용 헬리콥터 등을 이용한 공격을 거림낌 없이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군은 박격포 공격을 받으면 미군은 레이더를 이용해 박격포 공격 발사 지점을 찾아내서는 그것이 인구밀집지역일지라도 아무 상관없이 주변 전 지역을 무차별 공격한다"고 증언했다.

이 영국군 장교는 미군의 공격 전략에 대해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을 잘 죽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함께 많은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며 비판한 뒤 “미군은 일단 총격부터 가하고 나서 묻곤한다”고 말해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수가 크게 급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군은 모든 이라크인들을, 모든 아랍인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시각을 버려야 하며 군사적인 승리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마음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군 지휘부의 이같은 불만 사항을 영국 정부도 잘 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미군측에 제기는 하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푸들’이라고 모욕적인 조롱까지 당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겨냥한 지적이다.

***예멘, 아랍국가 최초로 “미군, 이라크 철수” 요구**

이같은 영국군에 이어, 그동안 미국 위세에 눌려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아랍국가들의 수뇌부가 미국을 비판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선두주자는 다름아닌 예멘. 예멘은 미국의 대테러전에 대해서는 지지의사를 밝혀왔지만 대이라크전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1일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중동 평화를 위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데 이어, 14일부터는 프랑스를 방문한다고 예멘 관영 SABA 통신이 보도했다.

살레 대통령은 특히 이날 수도 사나를 방문한 프랑스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라크 팔루자에서 행해지고 있는 미군의 군사작전이 미국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외국군의 이라크 철수가 필요하다”고 밝혀 아랍국가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미군의 이라크에서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이 지역에서 미군의 공격으로 여자와 어린이들의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이 지역에 점령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여성과 어린이를 죽음에 처하게 만드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이라크 저항세력의 봉기가 지속적인 점령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해하고 “연합군은 이라크를 점령하면서 치안과 안정을 약속했지만 지금 이라크에서는 치안과 안정, 민주주의와 자유 어느 것도 없다”고 질타했다.

아랍국가 정부들은 팔루자 등에서 미군의 ‘이라크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이상하리만치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으나, 예멘이 포문을 열고 나섬으로써 앞으로 비슷한 비판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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