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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습지, 정부 발표의 2배"

습지네트워크, 정부 자료 분석…'부실·축소 조사' 논란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습지의 수는 196곳이며, 이 가운데 4대강 사업으로 훼손 위기에 놓인 습지가 98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정부 발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라, 향후 4대강 사업 구간에 대한 부실·축소 조사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한국습지NGO네트워크(습지네트워크)는 '우리나라 내륙 습지 인벤토리 현황과 하천 습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4대강 사업으로 위협받는 습지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폭로했다.

▲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강천1리에 위치한 바위늪구비 습지. 4대강 사업을 위한 공사가 한창인 이곳엔 세계 유일의 희귀 식물인 단양쑥부쟁이가 서식하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4대강 사업 훼손 습지 98곳…45곳은 '영구 침수' 위기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습지의 수는 총 100곳이며, 이중 54곳이 4대강 사업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전체 습지 면적 6826만 제곱미터의 12.5퍼센트로, 넓이로 따지면 855만 제곱미터에 해당한다.

그러나 습지네트워크는 이 같은 정부 발표와는 달리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되는 습지의 수는 196곳에 이르며, 이중 훼손 위기에 놓인 습지는 무려 98곳"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98곳의 습지 가운데 45곳은 "보 설치 구간 내에 존재해 영구 침수 및 소실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4대강 사업 구간 내 습지 현황과 위협에 처한 습지 개수. ⓒ프레시안

이 보고서는 습지네트워크가 PGA습지생태연구소(소장 한동욱)에 의뢰해 작성한 것으로,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2001~2008년 환경부가 발간한 '전국 내륙 습지 일반 조사 및 정밀 조사 보고서'와 환경부 국가습지사업센터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 분석해 얻은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동욱 PGA습지생태연구소장은 "정부의 발표를 검증하기 위해 현재 보고된 습지 목록을 위성 지도에 표시하고, 준설 작업을 하거나 보를 설치했을 때 영향을 받는 습지의 개수를 산출한 결과,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는 습지의 수는 정부 발표와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 소장은 또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2008년 습지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고 그 이전 자료만 포함시켰다"며 정부 발표와 차이가 생긴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4대강 사업, 습지의 영구 침수와 생태계 교란 가져올 것"

이 밖에도 보고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습지의 훼손 실태에 대해 "한강 하구와 낙동강 하구와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하구 습지가 심각한 소실 위협에 직면했다"며 "보 설치로 인한 습지의 영구 침수, 준설로 인한 모래톱과 하중도의 영구 소실, 자전거 도로 개설로 인한 습지의 건조화 및 파편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습지의 훼손으로 인한 생물 다양성 파괴와 생태계 교란 문제도 지적됐다. 한 소장은 보고서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교란되고, 생물 서식지의 감소로 종 다양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4대강 사업 구간에는 총 68종의 법정 보호종(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부는 포유류·조류 등 이동성이 있는 보호종의 경우 공사 진행 시 직접적인 영향이 적고, 식물 및 무척추 동물의 경우 서식지가 대부분 원형 보존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생물종의 이동성 여부만을 고려한 것으로, 실제 생물이 서식하기 위한 먹이 사슬 및 서식처 다양성에 대한 연구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골재 채취로 인해 저서 생물과 어류가 급격히 감소하고, 보 설치 구간의 하천 습지는 서식처가 교란돼 이에 의존해서 번식하던 수변성 어류와 오리류의 서식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4대강 사업 구간으로 지정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하천 본류 외에도 지류의 자연 하천 역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욱 소장은 "4대강 사업에 발맞춰 지방 정부도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되지 않는 지류의 준설·제방 보강·자전거 도로 조성·공원 조성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방 하천의 정비 사업은 자연성이 높은 하천 지류를 직선화해, 이곳에서 서식하는 섭금류, 백로류, 수면성 오리류의 감소가 심각하게 우려되며, 지류와 연결된 저수지의 수위를 높여 가시연꽃과 같은 수생 식물의 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오는 26일 일본에서 열리는 '제5차 한-일 습지 포럼'을 앞두고 공개된 것으로, 습지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 구간에 대한 현장 검증과 공동 조사를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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