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 영입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잘 살피겠다"며 재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사령관이 오늘 기자회견을 하는데, 영입 관련 입장에 달라진 것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희의 입장은 같다. 좋은 인재들이 당에 많이 들어와서 국민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원론 수준의 답을 했다.
황 대표는 이어 '박 전 사령관이 1차 영입 인재 발표 명단에서는 빠졌는데, 2차에서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잘 살펴서 시기와 범위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인재 영입 발표의 '범위'를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황 대표는 지난달 31일에는 "(박 전 사령관은) 정말 귀한 분"이라며, 1차 발표는 경제 인사 중심이어서 빠졌을 뿐 향후 인재 영입 발표에 그를 포함시킬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박 전 사령관이 기자회견을 하는 데 대해서는 "개인이 판단해서 하는 일"이라며 "저희와 조율한 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국민이 우려하는 바가 있으니까 잘 살피겠다"며 "그러나 우리 한국당의 인재 영입은 계속된다"고 말해 미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황 대표는 앞서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최근 당을 위한 많은 질책과 고언들이 있었다"며 "이를 경청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며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도 당의 혁신과 통합을 통해서 새 정치를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당 지도부의 행보, 특히 '갑질 논란' 인사인 박 전 사령관의 영입 발표나 일부 영입 대상 청년 인사와 당 최고위원 간의 인맥 논란 등을 두고 보수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특히 한국당 지도부의 일원인 조경태 최고위원이나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비판적 언급을 했다.
황 대표는 지난 2일 경남 창원 집회에서만 해도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이길 때만 박수 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이냐"며 '마이 웨이'를 시사했지만, 일요일인 3일이 지나도 범(汎)보수진영에서 비판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자 '질책과 고언을 경청하겠다'며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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