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의 단풍으로 물든 청학동 일원에서 지난 주말 열린 2019 지리산 회남재 숲길 걷기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회남(回南)재는 조선중기 선비 남명(南冥) 조식(1501∼1572) 선생이 지리산의 명승지를 주유하다 이곳에 올라 되돌아갔다 해서 이름 붙여진 고갯길.
청학동에서 해발 700미터의 회남정(回南亭)을 거쳐 악양면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과거 산청·함양 등 지리산 사람들이 화개장터와 하동시장을 오가던 산업 통로이자 소통의 공간이었다.
호젓한 산길에 빼어난 형세를 자랑하는 이 길에 주말을 맞아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대한민국 최고의 트래킹 명소임을 실감케 했다
‘지리산 가을, 하동을 걷다’를 주제로 한 숲길 걷기는 청학동 삼성궁∼회남정∼악양면 청학선사 편도 10킬로미터, 삼성궁∼회남정∼묵계초교 편도 10킬로미터, 삼성궁∼회남정∼삼성궁 왕복 12킬로미터 등 3개 코스에서 진행됐다.
가족과 함께한 어린 아이들에서부터 친구, 연인, 동호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행사에 참가한 트레커들은 지리산 숲속의 새소리·바람소리를 들으며 힐링과 여유를 만끽했다.
이번 행사에는 (사)한국노르딕워킹연맹 회원과 글로벌 어슬렁익사이팅 여행팀, 산악회 회원 등 전문 트래커들도 함께해 참가자들이 한층 다변화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는 코스 중간 중간에 화려한 꽃길과 푹신푹신한 톱밥길, 바스락거리는 낙엽길 등 별난 3색 숲길을 조성해 걷는 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출발지점에서 2.4킬로미터, 4.4킬로미터, 회남재 정상 등 3곳에서는 경남지역 가요제 수상자들과 외국인 통기타 가수들이 숲길 버스킹을 펼쳐 산길을 오르는 이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버스킹을 감상하며 힘겹게 회남정 정상에 오른 참가자들은 탁 트인 눈앞에 섬진강과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와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걷기에 앞서 이벤트와 부대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회남재 숲길이 100년 후에도 지속되기를 바라며 코스모스·백일홍 등의 꽃가루를 흩날리는 길 열림 퍼포먼스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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