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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정치학교 입학식 열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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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정치학교 입학식 열리던 날

노회찬재단 '노회찬정치학교1기' 입학식

고 노회찬 정의당 대표는 많은 것을 꿈꾸던 정치인이었다. 사회가 평등하고 공정하길 바랐고 억울한 사람이 없기를 바랐다. 노동자, 여성, 장애인 등 마치 유령처럼 '존재하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함께했다. 그런 노회찬의 많은 꿈 중 하나가 이뤄졌다.

26일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이하 노회찬재단)에서 노회찬정치학교 1기 입학식이 열렸다. 노회찬재단은 노동존중 사회와 선진복지국가를 꿈꾸었던 고 노회찬 정의당 대표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월 창립됐다.

노회찬정치학교는 노회찬재단이 노 대표의 뜻과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지난 9개월간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노회찬재단의 3대 중점사업 중 하나이자 노 대표의 생전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입학식에서 "노회찬이 이룬 많은 것들이 여러분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또 다른 노회찬이 되어 노회찬의 꿈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연 학교장은 "좋은 정치인을 양성한다는데 국한하지 않고 좋은 시민, 삶의 기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아는 '휴머니스트'가 되시길 바란다"며 "그게 (노회찬) 대표님의 꿈일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노회찬재단이 9개월 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인 '노회찬정치학교' 1기가 입학식을 열었다. ⓒ노회찬재단

▲노회찬정치학교 1기 1영역 '더불어 사는 삶' 교재 ⓒ프레시안(조성은)

▲자기소개를 하는 수강생 김상영 씨. 파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스스로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꽃'을 꼽으며 "노회찬 화보집 이름이 '민들레'인데 밟아도 씩씩하게 일어나는 민들레, 잘 퍼지는 민들레처럼 저도 씩씩하게 좋은 기운을 퍼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조성은)

노회찬을 기억하는 사람들

생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했던 노회찬 대표의 발자취를 보여주듯 노회찬정치학교의 학생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졌다. 19세 고등학생부터 50대 금융사 부사장까지 다양했다. 모두 "노회찬 대표를 기억하고 그분의 뜻과 함께하고 싶다"며 같은 뜻을 내비쳤다.

지역도 다양했다. 부산에서 온 박승현 씨는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수업에 늦지 않으려 새벽 4시에 일어났다면서 "노회찬 대표를 따르던 사람들이면 적어도 자기들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아니니 좋은 강의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회사원인 그에게 주말 하루를 통째로 써야 하는 수업 과정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빼먹지 않고 끝까지 수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노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고 밝히며 노회찬 대표를 "튀는 사람이었지만 본인 스스로 튀려고 하진 않았던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노동조합 활동하다보면 자칭 타칭 '활동가'들을 많이 보게 돼요. 그 사람들은 노동자들 이야기나 노동 문제보다는 자기 이름, 자기 조직을 내세우려고 하는데 노 의원님 같은 경우는 그러지 않으셨어요 전혀. 그러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지지하고 사람들이 따라가고 그랬죠. 마치 원의 중심처럼 노 의원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이 모이던 묵직한 사람이었습니다"

정의당 당원인 김가영 씨는 노회찬 대표가 떠난 후 당직자로 입사했다고 했다. 현재 여성위원회에 있는 그는 웃으면서 "입사 후 월급은 전에 다니던 회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도 "정치적 활동보다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당직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님한테 많은 사람들이 부채감을 가지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일상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여성주의에 깨어있으신 분이셨어요. <82년생 김지영>도 권하시고. 국회 1호 페미니스트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매년 여성의 날마다 청소 노동자들에게 꽃을 주셨어요. 정의당이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낙태죄 문제에서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더라고요. 또 그렇게 되면 어떡하나 싶은 걱정이 들고. 여성 당원들 또 떠나고 그게 반복이 되면 정의당이 소수자 대변을 못 하게 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그때 노 대표님이 떠올랐어요. 그분이라면 아마 편들어 주셨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정의당 여성위원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강의는 인권을 강조했던 노회찬 대표의 발자취에 걸맞게 인권 기초 강의였다. 강의는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조 교수는 노회찬정치학교 1기의 첫 강의를 맡게 된 소감으로 "영광이다"라며 "정치가 인권의 토대 위에 있어야 한다는 노회찬 대표의 유지를 잘 받들어 젊은 인재를 키울 수 있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97년 국민승리21 시절부터 노회찬 대표와 인연을 맺어왔던 조현연 학교장은 "노회찬 대표님이 여기 계신다면 뭐라고 하실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한참 뒤 노트 한 쪽에 세 마디를 적어 내밀었다. '고맙다', '지치지 말고 힘내라', '계속 갑시다'

이날 첫 강의를 시작으로 노회찬정치학교는 내년 2월까지 15주 동안 '인권', '민주주의', '평화', '노동', '노·회·찬'의 다섯 가지 영역을 주제로 한 30개 강의가 예정돼 있다.

▲첫 강의를 맡은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 그는 노회찬 대표를 '인권의 원형질에 가장 근접한 국회의원'으로 기억했다. ⓒ노회찬재단

▲노회찬재단에는 고 노회찬 대표의 생전 자료가 모아져 있다. 해당 파일은 17대 국회 시절인 2005년 노 대표의 의정활동 자료. 당시로는 파격적인 '공수처 설치' 등을 처음으로 주장했다. ⓒ프레시안(조성은)

▲고 노회찬 대표 1주기 추모식에 전시됐던 그림들. ⓒ프레시안(조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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