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박근혜 탄핵 촛불 3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에 '촛불 정부'의 초심으로 돌아가 전면적 개혁을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3년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사회불평등 해소라는 '촛불 민의'의 실현이 지체되고 있으며 일부 역주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한국진보연대,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등은 2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이자 적폐 잔당인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기는커녕 국회 의석을 방패 삼아 촛불 민의의 실현을 가로막기에 여념이 없다"며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불철저하게 임하고 심지어 개혁 역주행 조짐을 보임으로써 그들에게 발호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면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년의 경험은 적폐세력과의 '협치'는 그들이 발호할 기회만 줄 뿐이며, 재벌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국방개혁, 국정원개혁 등 전방위에 걸친 전면적 개혁만이 촛불 민의를 실현할 유일한 길임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사회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정한 노력을 경주해 촛불 정부의 초심으로 돌아가 촛불 민의 실현에 적극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 화학물질평가및등록법, 화학물질관리법 개악 등 규제완화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꼼수 정규직화 △ 탄력근무제 적용기간 확대 및 주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 부여와 처벌 유예 △ WTO 개도국지위 포기 등 농업 포기 정책 △ 철거민, 노점상에 대한 강제철거 지속 △ 장애인, 기초수급자, 소수자 차별 대책 부재 △ 종속적 한미동맹 안보정책으로 인한 남북관계 단절 위기 등을 촛불 민의에 거스르는 정부 정책으로 지목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촛불 정부를 자임한 이 정부가 스스로 국민의, 특히 압도적 다수인 서민의 소득을 올리고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했었다"며 "11월 초면 임기 절반이 지나는 시점에 사실상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가 모두 정책적으로 후퇴했고, 거꾸로 재벌대기업의 부를 늘려주기 위한 규제완화와 탄력근로제 확대를 통한 장시간 노동 정착을 집권여당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이 느끼는 개혁은 그야말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 정부가 우리 농민들에게 마지막 남은 WTO 개발도상국 지위마저 내놓으라고 하고 있고, 지금 농민들 사이에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다. 한 번 해보자'는 기류가 전국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우리 스스로 촛불의 알멩이는 무엇이고 껍데기는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할 때"라며 "각종 권력 남용, 유착과 특권을 없애고, 사회불평등을 해소하고, 정치, 경제, 사회적 독점구조를 타파하는 일에 우리 모두가 초심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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