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이 오는 20일로 다가옴에 따라 중국에서 활동중인 대만 경제인들이 투표하기 위해 대거 귀국하고 있다. 천수이벤(陳水扁) 총통과 렌잔(連戰) 국민당 주석이 치열한 접전을 벌임에 따라 수십만표 차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있어, 기본적으로 양안관계의 안정을 중시하는 이들 표심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내 15만 대만기업인 대선앞두고 대거 귀국, 비행기-여객선표 동나**
중국과 대만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 나가있는 대만 기업인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급거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선거일을 전후로 해서는 중국-대만간 비행기표와 여객기표가 동이 났으며,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특별기까지 마련하고 있고 일부 기업인들은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귀국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중국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귀국길에 오르고 있는 기업인들 규모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15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르고 있다. 대만의 연합신문은 이와 관련해 16일 상하이에서만 약 3만명의 대만 기업인들이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고, 전체 인원은 약 15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신문은 이어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들 4백여명이 15일 귀국길에 오르며 상하이에서 ‘사랑과 평화’ 등의 구호를 외치고 10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친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도 17일 “15만명의 대만 기업인이 투표하기 위해 귀국길에 올랐으며 그 가운데 약 80% 가량이 국민당-친민당 통일 후보인 렌잔-쏭추위(宋楚瑜)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국민당 계열 중국 본토에서도 투표 독려 활동 벌여**
한편 대만기업인들의 원활한 귀국길을 돕기 위해 중국 광둥지역 등에서는 지난 2월 중순 ‘자발적으로’ ‘중국대만상인3.20귀향 서비스센터’가 설립돼 대만 기업인들의 표 예약 등 편의를 돕고 있다. 또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 샤먼에는 대만상인연합회가 17일부터 19일까지 몰리고 있는 대만기업인들의 귀향을 돕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내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 단체는 기본적으로 양안관계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친국민당 계열로 보여진다. 일본 교도(共同)통신도 이와 관련해 “이들 단체는 상하이, 광조우, 시안 등 중국 각지에 선거사무소를 설치했다”며 “이들은 천수이벤 총통의 재선을 원하고 있지 않은 중국 당국의 묵인을 받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간단히 ‘선거사무소’ 간판만을 내걸고 조용히 활동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귀향의사를 밝힌 기업인 가운데 80%가량의 표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인들의 귀국투표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항공권까지 마련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中-臺 교역급증으로 양안안정 추구 기업인들 대거 귀국**
한편 이처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대만 기업인들이 예년과는 달리 올해 대선에서는 투표하기 위해 귀국길에까지 오르는 이유에 대해서 중국신문은 “올해 대만 대선이 상당히 치열한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와 관련해 16일(현지시간) “올해 대만 대선은 수십만표 차로 당락이 갈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회보는 이와 함께 대만기업인의 말을 인용해 “대만기업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라고 보도했다. 본토에 있는 대만 기업인들이 볼 때 “국민당-친민당 양당의 통일 후보가 당선돼야 양안관계가 안정되고 3통이 원할히 추진되며 대만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중시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3통이란 양안간 교역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직접 통상, 직접 수송, 직접 우편서비스 등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중국-대만간 교역 규모도 함께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양안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5백억 달러를 돌파해 5백83억7천만 달러에 이르렀고 중국 본토 진출 대만기업은 지난해 4천4백95개로 증가했다. 또 대만 기업의 본토 투자는 85억 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렌잔에 큰 힘, “15만 대만기업인들 귀국후 5장 표 향방 좌지우지”**
이들 기업인들의 투표활동이 이번 대선에서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지닐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번 대선이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회보는 이와 관련해 대만투자기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빌어 “15만명의 대만 기업인들은 귀국후 한 사람당 5장의 표 향방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며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귀국길에 “대만사랑, 안정필요, 렌-쏭 지지”를 외친 데서 알수 있듯이 렌잔 후보 지지를 공표하고 있어 국민당의 렌잔 후보에게는 적지않은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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