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집권정당이 이라크전 지지와 참전결정으로 총선에서 패배한 첫 번째 정권으로 기록됨에 따라 이라크전 지지입장을 밝힌 세계 각국은 앞으로 미칠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을 지지하고 나섰던 세계 동맹국들이 부시 행정부 정책과 유사한 정책을 취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재차 고려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NYT, “스페인 정부, 이라크전으로 총선서 패배한 첫 번째 정부”**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자 분석기사를 통해 스페인의 중도좌파집권당이 총선에서 패배한데 대해 “이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주요 동맹국 가운데 선거심판으로 정권에서 물러난 첫 번째 사례”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총리는 이라크전이 발발하기 전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라크전에 반대했을 때도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부시 대통령 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NYT는 “동맹국들은 자국을 겨냥한 테러 행위로 인해 부시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 아닌지를 고려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부시 행정부는 이제 이런 문제와 맞서 싸워야만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 스페인 총선 결과에 당황**
한편 NYT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집권정당의 승리를 확신했었으며 유럽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한다면 이로 인해 유럽 사람들은 미국에 더욱 동조하게 되고 테러반대물결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스페인 총선에서 이라크전을 지지했던 정당이 패배하자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그들의 실망감을 숨기는데 급급해하고 있으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공개적으로 사회노동당의 승리에 대해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NYT는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해“마드리드 폭탄테러가 결과에 있어서 얼마나 큰 요인이었는지, 스페인에서 발생한 선거심판이 보다 확산추세를 보일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번 총선 결과가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라고 말한다면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해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집권한 사회노동당, “이라크주둔 스페인군 7월 철수”**
백악관은 물론 부시 대통령은 이후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로 사회노동당 당수에게 “그와 함께 일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성명을 마련했지만 자파테로 당수의 선거 공약을 살펴본다면 결코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자파테로 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세계전략을 비난했었고 이라크에 주둔중인 1천3백명의 스페인 병력을 오는 7월에 철군시킬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동안 미군 주도 이라크 연합군에서 스페인군이 차지하고 있는 병력은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라크에서의 스페인의 기여는 상징적인 것”이었다는 NYT의 보도대로 스페인군이 철군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는 셈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이에 따라 선거결과가 나오기 전에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에 출연해서는 “나는 스페인 국민이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 총리와 그의 정부하에서 강력하면서도 훌륭한 지도력을 가져왔는지, 그리고 테러리즘이 어느 사람도 협박하지 못할 것임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아즈나르 총리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美 공화당-민주당 스페인 테러공격에 상반된 해석**
한편 NYT는 “스페인이나 다른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이번 폭탄테러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딕 체니 부통령과 같은 부시 대통령 참모들은 이미 스페인 폭탄테러를 세계가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으며 부시 정책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지 강조하는데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니 부통령은 “스페인에서의 테러 공격은 여전히 세계에는 악의 무리가 있으며 이들은 여전히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측의 반응은 매우 상반된다. AP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물러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14일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에 출연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폭탄테러는 이라크 정권을 무너뜨렸다고 해서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할 수 없음을 입증했다”고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난했다.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 대선에서 얼마나 많은 논쟁거리를 보여주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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