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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결정한 스페인집권당 '총선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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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결정한 스페인집권당 '총선 참패'

최악의 테러 발생후 '역풍' 불어, 집권당 망연자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최악의 폭탄테러가 발생한지 3일만에 실시된 총선에서 스페인 집권정당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야당에 패배했다.

스페인 국민들은 2백여명의 사망자를 야기한 테러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테러용의자가 정부 당국의 당초 주장과는 달리 알-카에다 등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과적으로 스페인을 테러목표로 전락시킨 파병결정을 내린 현 정권에 대해 격분한 것이다.

***야당 총선 승리. "스페인, 파병결정으로 알-카에다 테러 목표로 전락"**

14일(현지시간) 실시된 스페인 총선에서 야당인 사회노동당 고위관리인 호세 블랑코는 "데이타를 확인한 결과 사회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는 분명한 승리"라며 집권정당인 국민당을 물리치고 선거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86%가 개표된 현재, 3백50석의 의석 가운데 사회노동당은 1백64석을 얻어 1백48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당을 앞섰다. 국민당은 기존에 1백83석을 보유하고 있었다.

투표율은 76%를 기록해 지난 2000년 총선에 비해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AP 통신은 "많은 국민들은 마드리드에서의 폭탄테러에 충격을 입었으며 이라크전을 지지하고 스페인을 알-카에다의 테러 목표로 만들어버린 현 정부에 대해 격분했다"며 이번 총선에 이라크전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특히 통신에 따르면 2백명의 사망자와 1천5백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11일의 폭탄테러에 대해 정부는 초기에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를 테러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알-카에다가 자신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나서자 일반 국민들은 "국민당이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이번 테러를 이슬람 세력과의 연관 가능성을 배제하려 했으나 이런 대응이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산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정부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ETA를 내세워 조사를 조작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AFP 통신도 "테러발생전까지는 집권정당인 국민당이 여론조사결과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던 기존 의석수보다는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었다"며 "테러 이후 알-카에다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자 정부의 미군주도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국민가운데 90% 가량의 압도적이 다수는 이라크전과 점령에 반대해왔지만 스페인 정부의 호세 마리아 총리는 1천3백명의 스페인군을 이라크에 파병한 바 있다. 파병이후에는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11명의 스페인군이 사망하기도 했다.

***테러 자행 자처하는 알-카에다 비디오테이프 발견**

한편 이번 테러를 일으킨 단체가 알-카에다일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3일에는 투표 시작 수시간을 앞두고 알-카에다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이 "뉴욕과 워싱턴에서 공격을 감행한 이후 정확하게 2년 반만에 마드리드에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비디오 테이프가 발견됐다.

스페인의 앙헬 아체베스 내무장관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랍복장을 하고 모로코 억양이 섞인 아랍어를 구사하는 한 남성이 알-카에다 유럽지부 대변인을 자임하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테이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테이프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한 남성이 마드리드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테이프가 있는 곳을 알려준 이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디오테이프에서 알-카에다는 "이번 테러는 범죄인인 부시와 그들의 동료들에 협조한데 대한 응답이고 전 세계, 특히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자행한 범죄에 대한 응답"이라며 "앞으로 더한 공격이 있을 것이고 신의 가호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테러가 발생한 당일인 지난 11일에도 알-카에다 산하 '마부 하프스 알-마스리 여단' 명의의 성명이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인 알-쿠드스 알-아라비에게 e-메일로 전달된 바 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십자군의 일원이며 미국의 대 이슬람 전쟁 동맹국인 스페인과의 오래된 원한을 풀기 위해 '죽음의 군대'가 십자군 동맹의 주축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을 뜷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증거물들이 발견되자 스페인 당국은 총선을 앞두고 10만6천명의 공무원들과 추가적인 경찰병력을 거리와 주요지점 곳곳에 배치해 '예외적인' 안전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모로코인 3명 등 5명 용의자 체포**

물론 아체베스 내무장관은 "이번 비디오테이프에 나온 인물은 스페인,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당국 등에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라며 "스페인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테이프 진위여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렇지만 아체베스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러현장에서 폭발하지 않은 폭발물과 함께 가방속에 남아있던 단서를 통해 모로코인 3명과 인도인 2명을 용의자로 체포했다"고 밝혀 이슬람 세력과 테러의 연관성이 보다 높아졌다.

모로코 당국도 "체포된 5명 가운데 한명은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관된 혐의로 수개월간 감시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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