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당의 9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세계 주요언론들은 비중있게 다루며 원인 및 추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다뤘다. 그러나 보도 기저에는 세계 정치사적으로도 개도국에서나 드물게 목격되는 대통령 탄핵 사태가 한국에서 발생한 데 대한 냉소적 기류가 깔려있으며, 이와 함께 야당과 노대통령의 '정치적 부재'를 힐난하는 기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LA 타임스 ,“노 대통령,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
우선 미국의 LA타임스 인터넷판는 9일 서울발로 탄핵안 발의 소식을 전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보내며 야당의 탄핵안 발의로 가장 심각한 정치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동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은 이미 일련의 부패 추문을 겪었으며 소속 정당과의 자연스럽지 못한 결별을 했다”며 “야당들은 노 대통령이 4월 총선을 조작하려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문제의 발단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지난 2월 TV 인터뷰에서 그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새 정당이 4월 총선에서 승리하도록 돕기 위해 ‘법적 테두리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한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AFP 통신, “한국 국민 탄핵 반대, 대통령의 끊임없는 말다툼에도 질려”**
프랑스의 AFP 통신은 “선거법 위반을 근거로 노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야당의 결정으로 한국에서 정치적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탄핵안 발의로 인권변호사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노 대통령을 끊임없이 따라다니던 정국불안이 더해지게 됐다”며 “하지만 탄핵안이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번 탄핵안 발의는 중앙선관위의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선거법 위반 결정으로 촉발됐다”며 “한국 국민 가운데 3분의 2가 탄핵안에 반대하고 있으면서도 노 대통령의 끊임없는 말다툼에도 질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 탄핵발의 비중있게 다뤄, “헌정사상 처음”**
일본 언론들은 노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이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중있게 다루며 진행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노무현 정권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으로부터 탄핵을 받을 수도 있는 '이상사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노 대통령은 지난해 여당의 분열로 기반을 크게 잃었으며 4월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약진시키기 위해 공공연하게 ‘지지발언’을 계속했다”며 “중앙선관위가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해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야당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열린우리당이 실력저지할 뜻을 보이고 있고 실력저지가 성공했을 경우에는 탄핵안이 폐기될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이 탄핵안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상정되더라도 반대의원이 다수 나왔을 경우에는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최종적으로 탄핵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한국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권 진영과 야당간의 전면 대결 양상이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야당측은 12일까지 탄핵안을 통과시키려 하지만 야당내부에도 총선에서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고 전해, 탄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도 탄핵안 발의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며 “취임 1주년이 지난 노 대통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곤경에 처했다”면서도 “한국의 법조계는 야당이 제출한 탄핵 사유에 대해 탄핵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니혼게이자이신문, 도쿄신문, 서일본신문 등도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면서도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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