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인적자본'으로 길러졌다. 원제가 책의 주제를 잘 드러냈다. <Human Capital and The making of millennials>, 우리 제목은 <밀레니얼 선언>(맬컴 해리스 지음, 노정태 옮김, 생각정원 펴냄). 26세에 이미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탔던 팀 린스컴은 공학자인 아버지가 만들어준 자세로 공을 던졌다. 인적자본에 대한 양육 방식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 세대에 비해 초등교육에서 공부에 투입되는 시간이 거의 배가 올랐다. 숙제도 훨씬 어려워졌고 시간도 늘었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고도로 조직된,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노동시장 진입 훈련이 됐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대학은 자유로운가, 2010년 현재 대학 학부생의 70퍼센트가 어디선가 일을 하고 있다. 전체 학생 중 52퍼센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그중 절반, 모든 학생 가운데 26퍼센트는 일주일에 20시간이상 일한다. 그렇게 일하며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배운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에서 충분한 대접을 받게 될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청년실업이다.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는 절망적이다.
그렇다면 "투표가 답일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전부가 투표권을 갖게 될 날이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세대를 위한 투표 행태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988년생 저자 맬컴 해리스는 고개를 내젓는다. 왜, 미래에 나타날 밀레니얼 정치인들 역시 지금 세상의 작동 방식에 의해 잘 훈련된 이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 혹여라도 세대가 필요로 하는 괜찮은 리더쉽을 제공할 수 있는 젊은이가 있다 한들, 그는 애당초 선거판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인용문이 은유적이다. "일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또 다른 환상일 뿐이다. (…) 이로퀴족 여섯 개 부족의 족장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자에게 그 어떤 철학자보다 현명한 답을 들려주었다. 세네카족 추장 붉은 윗도리는 말했다. '글쎄, 자네 거기 충분히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는 젊다는 수식어를 벗어던진, 시대의 논객이자 번역가인 1983년생 노정태의 제안이 솔깃하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절망과 각자의 희망이 있다. (…)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서로 대화하는 것이다." 대안은 그 지점에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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