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지명되자 맞불작전으로 대대적인 TV 광고를 시작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진영이 광고 시작초반부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케리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뒤지는 여론조사결과로 초조해진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변화시켰던 9.11 테러를 이용, 국가안보 등의 분야에 있어서의 장점을 부각시키려 했지만 TV광고에 9.11 테러 장면이 포함돼 있자 일부 유가족들과 구조 활동을 벌였던 소방관들이 “국가적 슬픔을 정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부시, 대선 TV 광고에서 9.11 테러 이용해 논란**
AP 통신은 4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 진영이 TV 대선 광고를 시작한지 하루만에 9.11 테러 희생자들의 일부 가족들을 분노케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케리 후보를 지지를 하고 있는 소방관 연합회는 당장 광고를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TV 대선 광고는 두 가지로 하나는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의 잔해를 비추고 있는 가운데 잔해 속에 펄럭이는 성조기 모습을 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있는 가운데 잔해더미 속에서 성조기로 둘러싸인 들것을 들고 있는 소방관들을 담고 있는데 이 광고는 스페인어로도 방영됐다.
이 TV 광고는 18개 주에서 방영됐으며 약 80여개의 언론방송을 통해 미 전역으로 퍼져 나가 논란이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다른 사람 무덤을 정치 도구로 이용”-“재선을 위해 9.11 테러 이용”**
이 광고가 방영된 후 9.11 테러로 가족을 잃은 한 시민은 “이 광고는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며 “당신은 어떤 사람의 무덤에 가서 그것을 정치 도구로 이용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광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9.11 테러로 남편을 잃었다는 한 여성도 “부시는 이 비극을 정치적인 선전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가 왜 발생했는지 조사하기 위한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다.
9.11 테러 당시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친 국제소방관협회도 광고를 비난하며 고아고를 당장 내리라고 부시 진영에 요구했다. 이 협회 대변인은 이어 부시대통령에게 “자신의 재선을 위해 9.11 테러를 이용함으로써 9.11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픈 기억을 훼손시킨데 대해 유가족들과 소방관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부시 진영, 광고 적극 옹호하며 조기 진화 나서**
부시 대통령은 물론 광고에 대해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9.11 테러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고 강변하고 나섰고 부시 진영 참모들도 광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나섰다.
스콧 멕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9.11 테러로 우리 정책과 세계가 변했다”며 “대통령의 변함없는 지도력은 우리가 테러와의 전쟁을 감당하는데 중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을 옹호했다.
부시 행정부는 또 이번 광고를 옹호하기 위해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세명의 고위직 인사들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리 홀트 부시-체니 선거 진영 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3년간 국가 안보 예산을 3배나 증가시켰다”며 부시 대통령의 안보 태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부시 진영 홍보 책임자인 캐론 휴스 고문도 CBS에 출연해 “민주당이 9.11 이후 부시 대통령 내외가 보여준 리더십과 힘을 미국인들이 기억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민주당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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