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국 시도 교육청과의 임금교섭에 잠정합의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7,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총파업과 15일째 진행한 단식을 중단한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직종의 임금교섭 등은 과제로 남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총파업이 임박한 어젯밤, 마침내 노사 양측이 막판 쟁점에 대한 의견을 좁혀 구두 잠정합의를 이뤘다"며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유감스러웠지만, 노조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뤄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는 학교 현장의 파국을 막고자 노력했고 결국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학비연대회의는 "이번 잠정 합의가 적용되지 않는 직종의 보충교섭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학교비정규직 중에서도 더 열악한 일부 직종에 대한 보충교섭도 잠정합의 수준에 준하여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교 비정규직은 교육부 및 교육청 공통 급여체계 적용 직종 14만여 명과 공통 급여체계 미적용 직종 3만여 명으로 분류된다. 이번 합의는 이 중 공통 급여체계 적용 직종에 대한 것이다.
합의 내용을 보면, 우선 공통 급여체계 적용 직종의 향후 2년간 기본급이 인상된다. 영양사, 사서 등 1유형의 기본급은 기존 183만 4140원에서 2019년 196만 7150원, 2020년 202만 3000원으로 인상된다. 교무실무사, 조리종사원 등 2유형의 기본급은 기존 164만 2710원에서 2019년 177만 2270원, 2020년 182만 3000원으로 인상된다. 인상된 기본급에는 기존 6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된 교통비가 산입됐다.
공통 급여체계 적용 직종의 1년분 근속수당은 현행 3만 2500원에서 2019년 3만 4000원, 2020년 3만 5000원으로 인상된다. 단, 21년차를 상한으로 뒀다. 지역별로 제각각이던 맞춤형 복지비는 최소 연 50만원으로 기준을 마련했다.
공통 급여체계가 적용되지 않는 영어 회화 강사, 스포츠 강사, 전문 상담사 등에 대해서는 11월 30일까지 별도로 보충교섭을 진행해 임금 인상을 확정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공무직 임금 관련 노사정 협의체 계획 중"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찾아 대화를 나눴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매년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며 "이 협의체에서 공무직(국가, 지방자치단체, 교육자치단체 등에 고용된 무기계약직)에 부합하는 임금체계 등을 만들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하는 일은 다르지만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헌신한다는 점에서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식농성까지 하게 돼 교육감을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학비연대회의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다음 주 초 집단교섭 대표 교육청인 광주교육청 주관으로 협약 체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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