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삭발, 광주교육청 캐노피 고공농성에 이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00인이 단식에 들어갔다. 노동조합 간부와 대표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50여 명은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진행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50여 명은 하루 동조 단식 및 농성을 함께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80% 수준으로 올린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정임금제 실시, 학교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처우 개선, 정규직화를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와 많은 교육감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교육감이 책임감을 갖고 직접 교섭에 나와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학비연대회의는 최근 교섭 상황에 대해 "교육당국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기본급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교통비를 기본급에 산입하는 꼼수를 고집하고 있고, 근속수당 연 500원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와중에도 신속한 교섭 타결을 위해 수당 개선 요구안과 기본급 인상률을 일부 양보했지만 교육 당국은 입장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학비연대회의는 단식과 파업에 돌입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월급을 수백만 원 혹은 몇십만 원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교육현장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처우를 일하고 있는 우리의 가치를 존중해 주고 최소한 저임금과 심각한 임금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기한 단식자 중 한 명인 이영란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장은 "단식을 하기 전 중3 아이와 밥을 먹으면서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는데 '그래 너는 엄마가 사는 이런 세상은 안 살아야지' 생각했었다"며 "엄마라는 걸 떠나서 기성세대인 우리가 비정규직이 차별 받는 세상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현재의 심정을 전했다.
역시 이날 단식을 시작한 민태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사무처장도 "저희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작은 길을 낸다는 생각으로 단식을 시작했다"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육감들이 교육자의 양심을 걸고 약속한 대로, 또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임금제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학비연대회의는 기본급 5.45% 인상, 근속수당 급간을 기존 3만 2500원에서 3만 7500원으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기본급 1.8% 인상, 근속수당 급간 500원 인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학비연대회의는 교육당국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지난 7월에 이어 오는 17일 올해 들어 두 번째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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