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께 매우 송구...조국, 검찰개혁 큰 동력"

"조국-윤석열 환상적 조합 희망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의 전격 사퇴와 관련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의 대국민 사과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먼저 "저는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을 희망했다"며 그러나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차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며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길지 않은 모두발언 중 2차례나 '송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과 윤 총장의 조합에 의한 검찰개혁이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는 부분과 관련해 "그러나 결코 헛된 꿈으로 끝나지는 않았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조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이기도 하다"면서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돼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조국 "검찰개혁 도약대 되겠다…나를 딛고 개혁하라")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 방안의 결정 과정에 검찰이 참여함으로써 검찰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개혁의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 때 검찰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검찰개혁이 중단 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헀다.

그는 "공정한 수사 관행, 인권 보호 수사, 모든 검사들에 대한 공평한 인사, 검찰 내부 잘못에 대한 강력한 자기 정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 전관예우에 의한 특권의 폐지 등은 검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오늘 발표한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10월 안으로 규정 제정·개정,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쳐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시내를 달군 조 장관 관련 대중집회와 관련해 "광장에서 국민들이 보여주신 민주적 역량과 참여 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면서 "이제는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경제로 모일 수 있도록 마음들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