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계기로 일본 자위대가 전후 처음으로 전투지역에 파병되고 '북한위협론' 등을 이용해 전후 평화헌법의 개정 움직임도 활발해 일본 사회가 점차 팽창주의적 군사주의,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일본의 우려스런 모습 속에서 프레시안과 일본의 아시아프레스 네트워크 등 한일 양국의 언론인들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과 북한 위협론 등을 통한 일본 사회내의 헌법 개정 움직임, 일본 정부의 대미 정책을 두고 지난 16일 프레시안 회의실에서 의미있는 좌담회를 가졌다.
아시아프레스네트워크측 참석자들은 좌담회에서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병을 위해 헌법을 임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북한 위협론을 이용해 미일 동맹의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일본에서의 진보세력이 상당히 약화돼 있으며 일본 사회가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레시안측 참석자들은 한일 양국이 미국 주도의 패권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이 수동적 자위국가에서 능동적, 적극적 팽창국가로 변해가는 데 대해 우려했다. 이어 한국측은 일본 진보세력이 약해짐에 따라 이러한 변화를 막는 동력이 줄어드는 점을 우려하며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시민사회 형성에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www.asiapress.org)의 노나카 아키히로 대표와 이와사키 기자가 참석했으며 한국측에서는 김민웅 박사와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참석했다. 통역은 김해경 아시아프레스 기자가 맡았으며 좌담은 약 2시간여 진행됐다.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은 1987년 설립된 프리랜스 저널리스트들의 모임으로 이라크전쟁, 팔레스타인 분쟁, 인도네시아 난민, 아프간 내전, 이디오피아 기아문제, 태국의 에이즈 문제 등의 국제 문제 및 일본내 국내문제를 심층 취재해 왔다.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에는 일본인 15명,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15명 등 30명의 기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12월 웹저널리즘인 아시아프레스네트워크(www.asiapressnetwork.com)를 출범시켰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노나카씨는 현재 도쿄대, 메지로대, 와세다대 등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고 있으며 아사히신문 지면심의회 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앞으로 프레시안과 아시아프레스는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일 지식인 및 활동가들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일, 미국 주도의 패권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진 1>
박인규 : 한국과 일본 언론인이 국제문제로 토론한 경우는 많지 않다. 프레시안과 아시아프레스가 이런 자리를 처음 마련했으므로 광범위하더라도 기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번 좌담회를 하게 된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말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냉전이 끝나고 한국과 미국, 일본과 미국을 이어주던 군사동맹의 정당성이 상당 부분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동아시아에서도 동아시아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국제질서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본다. 가장 큰 것은 2002년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북이었는데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제관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였지만 미국이 개입하면서 어려워졌다.
북한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부시행정부는 아프간,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일본 정부차원에서는 북한의 위협과 이라크 상황을 빌미로 한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은 김대중 정부에서 약간 자주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노무현 정부에선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가는, 즉 미국 주도의 패권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따라서 오늘 좌담회에서는 아직도 미국 주도 질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김민웅 박사는 미국 문제에 상당히 오랫동안 천착해 왔으므로 부시 행정부의 세계 전략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떠한지 얘기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마리를 모색해 봤으면 한다.
***"자위대 이라크 파병에 일본 언론 양분"**
노나카 : 일본 자위대는 전후 처음으로 전쟁터로 파병되었다. 이에 대해 여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이라크에 파병이 실제로 이루어진 이후에는 일본의 여론은 점점 이것은 어쩔 수 없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일본의 매스컴이 이라크 파병에 대해 어떤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지 얘기하고 싶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 신문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각각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한 사설을 실었다. 이들 신문들 사설은 각각 선명하게 주장하는 바가 나뉘어져 있다. 이런 현상은 정말 보기 드문 현상이다.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신문은 이렇게 주장했다. "자위대 파병에 대해 전면적으로 찬성이며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에 헌법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이란 말이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일본과 미국이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미국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일본이 공격을 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즉 미국을 도와 반격을 해도 괜찮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집단적 자위권' 이라는 것도 빠른 시일 내에 확립해야 된다는, 다시 말하면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고 국제적으로도 자위대가 군대로서 좀 더 활동할 수 있도록 헌법을 바꾸어야 된다는 것이 요미우리신문의 입장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과 관계를 생각했을 때 자위대 파견의 선택은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 리스크'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미국과의 관계를 일본 외교관계의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기본이 되어있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미국과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일본에 파병을 요청 했을 때 일본은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고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기본적으로 고이즈미 정권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일관되게 파병반대를 주장해 왔다.
간단히 말하면 파병에 대해 제일 반대하는 신문은 아사히신문이며 찬성하는 신문은 요미우리신문, 그리고 가운데 입장을 펴고 있는 곳이 마이니치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논조는 파병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했을 때 각 신문사가 사용하는 단어에서도 달랐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대해서도 일본어 발음은 같으나 요미우리신문은 진공(進攻), 아사히신문은 침공(侵攻)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라크의 'CPA(연합군임시행정기구)'에 대해서도 요미우리신문과 NHK는 '행정당국'으로 번역했지만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점령당국'으로 설명했다.
***"일본 정부, 자위대 관련 일본 헌법 입맛에 맞게 해석"**
<사진 2>
일본에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문제를 헌법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가이다. 좌익 성향이라고 인식되는 아사히신문에서도 독자의 20%만이 자위대 자체는 위헌이라고 생각하고 80%는 합헌이라고 판단한다. 아사히신문도 자위대 자체는 합헌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의 헌법 9조에서는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해선 안 된다고 확실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위대 그 자체는 헌법상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이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적어도 20여 년 전에는 자위대가 위법이라는 여론이 반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이러한 현상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일본 국내에서 자위대를 둘러싼 헌법상 문제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시대에 따라 해석을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전 기시 노부스케 수상이라든가 사토 에이사쿠 수상은 보수적인 정치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헌법으로 자위대가 해외에 파견된다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헌법 전문에도 과거 일본정부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그런 일들을 되풀이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이 헌법을 만들어졌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헌법이란 정부의 행동을 구속하며, 선택된 정부라고 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부는 헌법을 지켜야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이란 정부 위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 일본은 헌법을 정부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해석을 바꿔가고 있으며 이것을 멈추게 할 수 없는 현상이, 일본이 현재 가지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일본인들이 정말 헌법 개정을 원한다면 국회의원 3분의2가 찬성하고 국민투표를 거치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정부의 해석만으로 자위대가 전투지역에 파병된 것은 전후 일본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박인규 : 아사히신문은 침공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정당한 전쟁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자위대 파병을 합헌이라고 보는가.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어떻게 보는가.
노나카 : 자위대 파병은 반대하지만 자위대 자체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침략전쟁이라 반대하지만 자위대 자체는 위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위대가 생긴 지 올해 50년인데 현 헌법이 있었기 때문에 단 한 사람도 죽지 않았고 단 한 사람도 살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만일 이라크에서 자위대원이 죽거나 다른 사람을 죽이면 이는 확실한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日, 수동적 자위국가에서 능동적·적극적 팽창국가 지향에 우려"**
<사진 3>
김민웅 : 이라크 전쟁 이후에 미국이 전 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느냐는 점을 생각했을 때 전쟁과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여기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가 깊다.
이라크 파병 문제로 불거진 자위대 파견문제 ,헌법 문제, 언론 논조 차이 등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일본이 현재 전환점에 서 있다"라는 표현을 썼듯이, 일본이 과거 수동적인 자위 국가 차원에서 벗어나서 대단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팽창국가를 지향하는 시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 언론들의 논조의 차이를 들으면서 미국 언론의 경우를 생각하게 된다. 미국언론은 대체로 전쟁 시작 전과 전쟁진행 상태, 어려운 상황 등 단계별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때 주시해야 하는 것은 일단 전쟁을 벌인 상황에서는 이라크 침략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도 지지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본도 반대여론도 있었지만 지지세가 확산되는 것을 보면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지향하는 국가의 가치와 목표가 매우 유사하지 않은가 싶다.
미국의 세계전략차원에서 보면 일본의 위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일본도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일본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궁금한 것은 일본이 미국에 갖고 있는 국가적 심정의 변화가 어떠한 가이다.
2차대전 이후 패전국으로서 가졌던 자세, 이후 냉전시대에서 미국 우산 밑에 있었던 상황, 이후 중간 중간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때때로 내세웠던 상황, 그래서 미국의 압박에 저항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일련의 변화 과정에서 일본 사람들이, 일본 국가가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마음이 무엇인가 궁금하다.
이와 함께 이라크 침략 전쟁의 성격에 대한 논쟁이 과연 어느 정도 있었는지 알고 싶다. 파병을 결정할 때는 일-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세우는 구실이 무엇이든 간에 그 관계에 우선적인 비중을 놓고 접근했다고 하는데 이라크 전쟁의 성격에 대한 논쟁이 있어야 했던 것은 아닌가?
아울러 최근에 미국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하여 일정한 여론의 변화가 있다. 무기 사찰단의 대량살상무기(WMD) 발견 실패, CIA 국장의 정보 관련 왜곡 가능성 시사 발언 논란, 파월 장관의 이라크 전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는 듯한 자세 등으로 생기는 부시 정권의 일정한 궁지, 그리고 미군들의 희생, 이라크 상황이 쉽게 안정되지 않는 모습 등으로 미국 내에서는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일본 내에서 얼마나 반영되고 있나.
질문을 요약하면 네 가지이다. 첫째, 미국의 전쟁정책 등이 야만적으로 인류 사회를 끌고 가고 있는데 일본은 합류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은 진정 어디로 가고자 하는 것인가. 둘째, 일본이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심정은 무엇인가. 셋째, 이라크 전쟁 성격에 대한 논쟁이 있는가. 넷째, 미국 내 여론 변화가 일본에선 반영되고 있는가 등이다.
***"'일본 지켜주는 나라, 미국뿐'이란 고이즈미 총리 발언, 현 일본 모습 보여줘"**
노나카 : 일본이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가에 대해 적어도 일본의 지배적인 논조는 이전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혹시 일본에 무슨 일이 있을 때 유엔은 일본을 지켜주지 못 한다, 지켜주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정권을 잡고 있는 정치가들의 생각은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일본 장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위대 파견문제에 있어서도 정당한가 아닌가의 논쟁은 실제 별로 없었다. 처음부터 파견은 정해져 있던 것이다. 미국을 화나게 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무엇을 해야 하나에 매몰돼 있었고 대량살상무기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
만일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고 해도 다른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미국의 기분을 맞추었을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어찌되었든 미국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에 중점을 두고 모든 것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모순이 너무 많다. '논리파탄'이다. 예를 들어 자위대 파견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세계의 국가들이 이라크에서 땀을 흘리려 하는데 일본만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이는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국제협조라는 얘기를 했는데 국제협조라는 일반적인 의미는 유엔을 중시하는 것인데 앞에 말한 것과 같이 고이즈미 총리는 '유엔은 기댈 수 없는 존재'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국가들이 땀을 흘리려 한다고 했는데 유엔에 속해 있는 1백91개 국가 가운데 40여개 국가만이 참여하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 국가 가운데서도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파병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고이즈미 총리가 말한 국제협조란 대미협조이다. 모든 것은 미국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것으로부터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일본파병논리, '한미동맹이 가장 중요'라는 한국 보수기득권층과 유사"**
김민웅 : 노나카씨의 얘기를 들으니 일본 지도자들의 논리가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한국의 보수 기득권층의 논리, 논쟁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한국 보수층도 '한미동맹이 가장 중요하다, 동맹관계 기초해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들이 말하는 국제사회 협력이란 미국 노선에의 협조를 뜻한다. 국제사회 범위의 실체도 미국이라는 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 대한 한국과 일본 사이의 대외적인 인식이 상당히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미국에 대한 일본의 진심이 가진 진상은 무엇인가. 미국과의 동맹이란 2차대전 이후에 나온 것이다. 2차대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역할이 일본을 패전시키고 한반도를 해방시킨 주역이라는 역사적 기억을 대체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에서의 경험도 있다. 따라서 한국 사회 내면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옹호하는 심리가 형성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반면에 일본의 경우에는 미국은 자신을 패전시킨 국가이다. 이러한 미국과 동맹관계를 형성하면서 과연 도대체 미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세는 어떤 형태로 규정될 수 있는가. 어떤 변화가 있는가. 일본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동맹관계라는 명분으로 설득하고 있는데 일본 국민들의 자세 변화는 무엇인가. 2차대전 이후 역사적 경험이 분명히 다른데 어떻게 그렇게 됐는가.
***"북한 위협론 이용해 미-일 동맹 정당화"**
노나카 : 미묘한 문제다. 우선 하나 얘기하자면 고이즈미 총리가 '일-미 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2가지를 생각했다.
첫 번째, '혹시 일본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미국만이 일본을 보호해 줄 수 있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일본에 있어서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생각 했을 때 반드시 나오는 나라가 지금 북한이다. 북한이 침략했을 때 미국이 도와준다는 인식이 언론을 포함해 일반인에 박히고 있다. 예전 냉전시대에는 군사적 위협의 근원은 소련이었다.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정말 북한이 일본을 침략할 힘이 있냐는 점이다.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사진 4>
김민웅 : 그런 점에서 일본의 지배층이 미국과의 관계를 앞세워 파병하고 일본 안보와 관련해서 북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일종의 포장, 구실이 아닌가. 실질적으로 일본 지배층이 원하는 일본의 장래 모습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좌절했던 동아시아 제국을 건설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혹이 주변국 국민들 내면에 깊게 깔려있다.
박인규 : 북한 위협론이 실제 지배층의 시각인지,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구실인지 궁금하다. 셀리그 해리슨은 일본지배층은 북한을 열등하다고 보고 있고 북한의 위협을 위협으로 보지 않고 불쾌하게만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北위협론 이용 日정치인, 실제론 위협론 안믿어"-"전통 우익 개념 변해"**
노나카 : 북한 문제에 관해서 심층적으로 얘기하기에는 시간이 짧다. 그러나 일본 정치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북한이 위협적이라는 논리를 이용해 여론을 유도하고 이라크 파병 등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북한문제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미국밖에 없다'는 논리를 정치가들은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냉철하게 보면 정치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본다. 일본의 정치가들도 바보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일반 국민의 70% 정도가 이상한 전쟁, 정당치 않은 전쟁이라고 작년까지는 생각했다. 물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변한 것은 이라크는 전쟁발발 상태가 됐고 재건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재건에서 일본이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전쟁 성격에 대한 논쟁도 별로 없었다. 현재 미국에서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판명되어도 별 영향이 없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친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고이즈미 총리는 거꾸로 지지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반미 성향의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기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전통적인 우익이라고 하면 천황을 지지하고 반미적인 성격이었다. 그런데 우익층이 친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될지 나로서도 앞으로의 과제이다.
김민웅 : 아까 질문했듯이 부시에 대한 불리한 미국 국내 여론이 일본에도 반영되고 있나.
노나카 :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일본국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김민웅 : 한국과는 큰 차이다. 한국에서는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다. 부시의 재선 여부에 따라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진보세력 계속해서 성장, 일본 진보세력은 약화"**
김민웅 : 한일관계를 얘기하기 전에 2차대전 전후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오늘의 한국과 일본을 만든 결정적인 역사적 경험은 미국의 전후 대일, 대한반도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기본적으로 점령정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점령정책에서 정치적인 핵심 가운데 하나는 일본이나 남한에서나 진보적인 세력들을 제거하고 과거 일본에 협력했던, 일본에서는 구 파시스트 세력을 복원해서 이들 사이에 대동맹을 만들고 진보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무력화함으로써 오늘날의 정책기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지난 50년 동안 정치적으로 약화됐던 진보세력들이 민주화 운동과 기타 여러 가지 사회적 과정을 통해 성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미국이 1946년 이후 설정해놓은 한반도 남쪽의 정치질서 자체가 역전(逆轉)되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점 때문에 한국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자세에 비판적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 경우 일본 내 진보세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었지만 이 시기를 지나서는 별로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들리지 않고 있다. 오늘날에는 어떤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까닭은 향후 동아시아 질서에서 진행되는 평화, 민주주의의 운동에서 있을 한-일 시민운동의 역사적인 근거, 토대를 확인해 보고 싶어서이다.
노나카 : 지난 10여 년간 일본에서는 의식의 변화가 많았다. 왜냐하면 일본의 무라야마 사회당 당수가 수상이 된 이후 사회당도 지금까지 반대해 왔던 미국과의 안보조약을 인정하고 자위대를 합법이라고 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큰 변화이다.
이처럼 사회당이 바뀐 배경은 국민의 의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식 변화는 '전후 미국 우산 밑에 있었기에 일본이 이만큼 잘 살게 됐다, 좋은 선택이지 않았냐, 미국의 덕분이다'라고 생각하는 일본 국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내 진정한 진보세력 없을 수도"**
김민웅 : 전후에 있던 일본 좌파 명맥의 장래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것인가
노나카 : 일본의 현실을 볼 때 진정한 진보세력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진정한 진보인지 모르게 되었다. 예를 들어 진보세력에 앞장섰던 노동조합도 이제는 전혀 진보세력이 아니다.
김민웅 :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나카 : 변화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1975년에 끝난 베트남 전쟁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미국이 정의가 아닌 것을 했다는 것을 봐왔기에 진보 세력이 이를 계기로 반미의식을 가져야 된다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진보세력들이 강했다.
중남미의 과테말라 등지에선 미국이 나쁜 일을 많이 했는데 너무 멀리 있어서 일본인들은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래서 그 나쁜 점들이 보이지 않고 좋은 것, 강한 것만 봐와서 진보세력의 힘이 떨어졌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은 석유가 있어서 가능했다 . 그 석유의 90%는 중동에서 수입하는 것인데 이 중동의 석유를 누가 보호하느냐는 물음이 나왔고 이는 미국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중동의 석유를 보호하고 있으므로 미국과의 관계를 좋게 하고 미국을 도와야 일본이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것이 일반 사람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쳐 진보세력이 점점 쇠퇴했다.
김민웅 : 일본 공산당의 정책 영향력은 어떠한가.
노나카 : 공산당이 펴나가는 일관된 당론은 파병반대이고 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지식인들 안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부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는 사민당도 마찬가지다.
***"일본 진보세력 약하면 팽창주의적 군사주의 막기 힘들어"**
<사진 5>
김민웅 : 일본의 진보세력이 약해진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 왜냐하면 이러한 세력이 성장하지 못하면 팽창주의적 군사주의, 평화헌법을 깨는 방식으로 동아시아 질서를 다소 위협적으로 변화시키는 그러한 경향을 막아내기가 내부적으로 어렵게 되지 않겠는가?
일본의 그러한 현실과 대조적으로 흥미롭게 관찰되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변화이다. 한국에서는 8,90년대 탈냉전 이후 진보세력이 약해졌다가 최근 반전평화 운동, 반세계화 운동으로 운동력이 다시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1999년을 기점으로 미국에서도 반전평화운동, 반제국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이 상당한 성장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1960년대 반전, 인권운동 명맥이 7,80년대 약해졌지만 90년대 들어서 오늘의 세계정세를 두고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들이 하나로 묶여지면서 매우 중요한 세계적 연대가 보이고 있다.
그런 미국에서 일어나는 운동이나 세계적인 반전평화운동에 한국의 진보 운동이 합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인도의 세계사회포럼에 한국의 여러 시민단체, 학자들이 참여,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나카 : 안타깝게도 일본의 반전운동은 상당히 힘이 약하다. 예를 들어 이라크 반전운동에 세계 천만 명이 동시에 데모하는 날이 있었는데, 연대하기 쉬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반전사상은 상당히 약화되어 있다.
***"日 진지하게 역사문제 반성 안 해, 역사교육도 제대로 안돼" **
김민웅 : 한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두고 흔히들 '멀고도 가깝고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사람과 일본사람 사이에 건너기 어려운 벽이 감정적으로 존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단히 깊은 교류, 교감 내지는 결속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결속의 내용을 진지하게 평가해 봐야 하겠지만 언제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사항 두 가지다. 역사적인 사항과 관련하여 이야기 해보자면, 식민지 지배에 대해 일본이 얼마만큼 진지하게 검토하고 반성하는지에 한국 사람들은 늘 의혹을 느끼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가령 독도문제가 대립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추가로 언급하자면 역사와 관련해서는 역사교과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우선 이 역사와 관련된 앙금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노나카 : 일본이 행한 역사적인 행위에 대해 일본이 얼마만큼 반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본인의 한사람으로 봐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할 때 전쟁에 희생된 영령들에게 참배한다고 했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머리 속에는 일본 침략전쟁에 희생이 된 아시아의 피해자들은 없다고 본다.
과거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지만 30명의 대학생들에게 질문했을 때 한반도에 왜 2개의 나라가 있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한사람 있을까 말까 정도이다. 역사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일본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다는 동경대에서도 6명중에 1명이 제대로 답하는 정도가 현실이고 사실이다.
역사문제에서 한국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우선 접어 두고 일본에서 역사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일본사람인 나도 왜 그런지 의문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한반도 군사대결 피하기 위해 한미-미일 아닌 동아시아 전체 평화 생각해야"**
김민웅 :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져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절박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동아시아가 군사적인 대결로 가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인으로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 대결이 남북한의 대결을 조장해서 전쟁도발로 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1백 년 전에 겪었던 역사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열강들의 경쟁터가 되고 이 속에서 한민족이 희생될 가능성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절박한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1백년 전에서부터 지난 50년 전까지 한반도에 깊이 관여해 왔던 일본의 역사적 책임도 매우 크다.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역사적 책임 추궁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형제국가로 지내도록 만들고 싶은 열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양국의 시민 접촉 통로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 접촉의 내용과 강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노나카 :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동아시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미일관계 ,한미관계로 새로운 동아시아 평화를 만들고 있었는데 지금의 미국을 보면 이것이 상당히 위험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일미관계, 한미관계가 아닌 역시 동아시아 전체, 자체의 평화를 생각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북한을 공격했을 때 일본은 미국을 지지해야 하는 내용이 법률로 제정돼 있다. 4년 전 제정된 주변사태법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때 동해에 자위대를 보내 북한을 공격해야 하는 법률이다. 이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동아시아의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시민' 개념 모호"-"동아시아 전체 아우르는 시민사회 형성에 노력"**
<사진 6>
노나카 : 두 번째는 시민에 대한 얘기이다. 시민이라고 말할 때 한국에서는 시민이 민주화를 달성했기 때문에 시민이 누구인지 확실히 말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 시민은 애매하다. 시민이라고 말하면 '나를 말하는 건가'라고 의아해할 정도이다. 일본과 한국이 시민운동연대를 하겠다고 하면 일본에서의 시민의 주체는 누구인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김민웅 : 한국이 역사적 각성을 가지고 있는 역사적 시민공동체가 형성된 것도 지난한 투쟁과정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동북아 전체 평화를 위해서 일본의 시민사회, 일본의 진보진영이 다시 힘으로 모아 재출발을 시도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시민사회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지게 되는데 어떤가?
노나카 : 나는 그러한 시민사회 형성에 비관적이다. 말은 거창하고 아름다운 말이지만 시민연대가 사실적으로 힘을 갖는다는 것은 일본의 현 단계에서 전혀 불가능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시민연대가 정치를 변화시킨다든가 같은 것은 어렵다.
김민웅 : 그래도 함께 노력해보자. 이런 대화가 자꾸 쌓이고 힘이 어디로 어떻게 모아져야 할 것인지 생각하는 기회가 확산되면 현실은 변해갈 것이다. 오늘 우리의 대화도 그러한 역사적 노력의 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인, 지식인들의 한-일 대화는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21세기를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당신과의 대화가 매우 좋았고 기쁘다.
노나카 : 100% 동감한다. 처음부터 무엇이 틀린지 공감대를 형성하고 쌍방이 얘기하며 두터워지도록 노력해 보자. 이번 좌담회에서 의견을 교환한 내용이 유익 하고 도움이 됐다.
***"韓 시민사회 동력도 낙관만은 못해"-"일본, 이상한 길로 가고 있어"**
박인규 : 이번 좌담회를 통해서 드는 생각이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노나카씨가 솔직하게 말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노나카씨 말대로라면 '상당히 희망이 없구나'란 생각이 들지만 비관적이라고 말한 것은 어찌 보면 겸손이라고 본다.
한국의 시민사회 동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본과는 또 다르다. 우리는 미국에 반대했지만 정작 파병군 3천명을 보냈다. 반면 일본은 1천명을 보냈다. 그런데 우익진영에서는 일본은 적게 보내고도 미국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파병부대원 선발 경쟁률은 15대 1을 기록했다. 시민사회의 열기 높은 파병반대와 병사들의 높은 지원율 사이의 차이가 해명돼야 한다.
북한 문제를 풀려면 일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상호 생각을 많이 하는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노나카 : 지금 현재 솔직히 말해 이러한 대담을 나눌 장소가 없다. 한국인들이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도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다. 이런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한다.
박인규 : 일본과 한국의 양식 있는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노나카 : 부탁이 하나 있다. 특히 언론인들에게 말이다. 일본 시민사회는 비관적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일본은 위험한 상황이다. 일반 시민들은 냉정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언론도 북한 위협론에 빠져 있다. 일본이 잘못 빠져들지 않기 위해 한국이 도와야 한다. 정말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일본은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