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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박빙승부 끝 에드워즈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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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박빙승부 끝 에드워즈 눌러

위스콘신 예비선거, "거울에 비친 상보다 실물이 더 가까이 있어”

존 케리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서 또다시 승리해 지금까지 치러진 17곳의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선거 가운데 15곳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케리 후보는 대선 후보 '대관식'을 갖지는 못했다. 오히려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박빙의 차이로 2위를 차지함으로써 오는 3월 2일 10개주에서 치러지는 '슈퍼화요일'은 케리 후보와 에드워즈 후보간 양자대결 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워드 딘 후보는 3위에 그쳐 절망적 분위기다.

***케리, 39% 지지로 승리,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

17일 치러진 위스콘신주 예비선거 결과 케리 후보는 39%의 지지를 얻어 35%를 차지한 에드워즈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이 밖에 하워드 딘 후보는 18%를 얻어 3위를 기록했고 데니스 쿠치니치 후보는 3%, 알 샤프턴 후보는 2%를 획득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결과로 지금까지 케리 후보는 5백9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딘 후보는 1백95명, 에드워즈 후보는 1백79명, 알 샤프턴 후보는 16명을 얻게 됐다.

이날 승리로 17곳 경선 가운데 15곳에서 승리를 거둔 케리 후보는 연설을 통해 "위스콘신주 모토는 '앞으로'이다"며 "우리 선거운동이 오늘밤 앞으로 나아가게 한데 대해 위스콘신주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만장자들을 위한 세금 삭감 대신에 수백만명의 가난한 자들을 위해 세금을 줄이겠다"며 부자들에게 더 이롭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면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에드워즈, "거울에 비친 물체는 실물보다 가까워 보여"**

하지만 이날 선거는 대선후보 결정을 확정지을 정도로 결정적인 승리를 원해온 케리 후보에게는 성이 차지 않을 결과였다. 오히려 에드워즈 후보는 케리 후보와 4% 격차만을 보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침으로써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에드워즈 후보는 선거 이후 흥분한 지지자들 앞에서 "위스콘신 주민들은 오늘 '거울에 비친 물체는 실물보다 더 가까이 보일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아직 예비선거를 마치기에는 이르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위스콘신 주민들은 분명히 커다랗게 말했다. 그들은 토론을 원한다"며 "위스콘신 유권자들은 예비선거가 계속되길 원한다"고 강조해 이번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의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유권자들 실업문제에 관심, 공화당원∙무당파 에드워즈 지지**

이날 에드워즈 후보가 선전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경제정책과 실업문제에 대한 접근에서 에드워즈 후보가 이득을 얻었다는 지적이다.

AP 통신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가운데 40% 이상이 이번 예비선거의 주요 판단 근거로 경제와 실업문제를 꼽았다. 또한 유권자의 4분의 3은 다른 나라와의 무역이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케리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찬성하는 등 자유무역주의에 찬성한 반면 에드워즈 후보는 이같은 케리 후보의 입장을 비판했다. 그 결과 NAFTA 등 자유무역정책으로 직장을 잃을 것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에드워즈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한 에드워즈 후보는 공화당원과 무당파들의 참여를 보장한 개방형 예비선거 규칙을 통해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10명 가운데 1명은 공화당원이고 약 30%는 무당파였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에드워즈 후보를 지지했던 것. 이밖에 위스콘신주 유력 신문 두 곳의 지지를 얻어낸 것도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딘 후보는 그동안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이번 예비선거에서 '멀리 뒤쳐진' 3위에 머물러 재기 가능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물론 딘 후보는 지지자들 앞에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긴 했으나 이미 그가 후보를 사퇴한 이후 케리 후보와 에드워즈 후보 중에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기까지 하다.

***미 언론, "이번 예비선거로 양자대결 가능성"**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미 언론들의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케리 후보가 위스콘신 예비선거에서 에드워즈 후보에게 승리하긴 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접전을 벌임으로써 민주당 경선은 두 사람간 양자 대결 양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3월 2일 치러지는 슈퍼화요일은 이제 양자대결 구도"라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민주당이 민주당 대선후보 레이스의 종식을 선언하려하자 위스콘신 유권자들이 경선이 보다 지속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원들은 경쟁이 더 지속되길 원했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NYT도 "위스콘신주가 케리 후보에게는 15번째의 또 다른 승리를 주었고 에드워즈 후보에게는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선거가 29일만으로 끝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민주당 분석가들은 에드워즈 후보가 케리 후보와의 큰 격차를 줄인 데 대해서는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이번 결과는 경선 경쟁이 단지 2, 3주정도 더 길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민주당 경선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예비선거 경쟁관계 지속되는 데 대해 민주당 내부 찬반 양론**

한편 이번 예비선거로 민주당내 대선후보 경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게 된 데 대해서는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본선 승리를 위해서 이롭다는 분석과 해롭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경쟁 기간이 늘어난 데 대해 "케리 후보나 당 지도부 모두 별로 원하던 것은 아니지만 케리 후보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WP는 민주당 미디어 담당인 멘디 그룬월드의 말을 인용해 "좀더 '어렵게' 승리해야 11월 대선에서 케리 후보가 보다 강하고 경쟁력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래야만 부시 행정부에 대한 공격을 맘껏 할 수 있게 돼 민주당에 이롭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많은 분석가들은 선거자금의 고갈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 기간이 길어져 정작 11월 대선에서 사용할 자금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케리 후보가 좀더 빨리 부시 대통령에 대한 정식 대항마가 되고 이를 위한 자금을 모을 기회를 하루 빨리 가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3월 2일 슈퍼화요일 더욱 관심 모아 **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예비선거를 통해 오는 3월 2일 10개주의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슈퍼화요일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슈퍼화요일에 결정되는 대의원수는 총 1천1백51명에 달해 대선후보 지명을 얻기 위한 필요 대의원수인 2천1백61명의 반 이상을 차지해 관심을 모았으나 이번에는 에드워즈 후보의 부상으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다음 예비선거인 슈퍼화요일에서는 에드워즈 후보의 부상이 '반짝 부상'인지, 아니면 민주당 예비선거를 장기화로 가져갈 가능성도 있는 것인지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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