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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파키스탄, 북에 원심분리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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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부시, “파키스탄, 북에 원심분리기 제공”

북에 우라늄 폐기도 압박, 한승주 주미대사도 동조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 등을 지목해 핵 기술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적 공조를 높여야 한다며 핵무기 야망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처음으로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핵과학자가 북한에 넘긴 구체적인 물질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였음을 밝혀, 고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무기 개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따라 차기 6자회담에서는 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무기 프로그램이 주요 논쟁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며 상당한 진통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시, “칸 박사,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제공”**

부시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국방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와 그의 조수들이 북한과 이란, 리비아에게 우라늄을 고농축하기 위해 필요한 파키스탄의 구형 원심분리기 도안을 비롯해서 보다 발전되고 효율적인 모델 설계도도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국제 핵기술 거래 조직을 가지고 있는 칸 박사와 그의 조수들이 이들 국가들에게 원심분리기 부품과 어떤 경우에는 원심분리기 완제품까지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칸 박사와 그의 조수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말레시이사의 공장을 원심분리기의 주요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시설로 이용했다”며 “그들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국제 조직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구입해왔다”며 구체적인 칸 박사의 암시작 조직을 설명했다.

칸 박사가 그동안 북한에 제공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미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는지에 관해서 이견을 보여왔다. 북한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 시도에 대해서는 인정해 왔지만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은 부인해왔다.

***한승주 주미대사, “북, 차기 회담에서 무엇 가지고 있는지 밝혀야” **

이에 따라 차기 6자회담에서는 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 문제가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한승주 주미대사도 11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 관해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있다면 선언하고, 폐기를 약속하고 그 일환으로 동결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에 대한 정보를 묻는 질문에 “부시 행정부 정책에 꽤 비판적인 인사들까지도 증거를 본 사람들 중에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해 미국이 상당부분 증거를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미 갖고 있는 증거, 최근 새로 파키스탄을 통해 나오고 있는 증거는 그런 의문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이 새로 밝힌 원심 분리기 등도 그러한 증거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실제 무엇을 갖고 있다는 선언과 그것을 어떻게 폐기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도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이미 핵동결이 핵폐기 과정의 일부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북한이 실제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선언한다면 폐기로 가는 길에서의 동결 입장 표명에 대해 보상이 논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북 핵폐기 재차 강조**

한편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관련해 “아시아의 동반국들과 함께 북한이 완전하고 입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은 태평양에서 세계에 도전했고 장거리 탄도미사일들을 시험했으며 핵무기 보유를 시인했고 지금은 핵무기를 더 만들겠다고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같은 위협들에 대해 꾸준히 국제기구들의 주의를 환기해왔다”며 “이 위협들을 계속 확실하게 얘기하며 세계에 이 위협들에 맞서 그 위협들을 끝낼 것을 계속 촉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그 위협들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들을 다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강온 양면책을 모두 이용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시 연설 상당부분, WMD 확산 방지 구상에 할애 **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 인류 앞에 놓은 가장 심각한 위협은 생화학 무기나 방사능 핵 무기를 이용한 은밀하고 갑작스런 공격 가능성”이라며 “상시 감시와 확고부동한 목적으로 이런 위험에 대면해야 한다”고 강조해 상당부분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구상에 할애했다.

그는 “미국은 치명적인 무기를 가지고 우리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나 위험한 체제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강조하고 칸 박사가 주도해온 국제 핵무기 거래 암시장을 지적하며 “어느 국가도 핵 물질을 농축시키거나 재처리하기 위한 능력을 보유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칸 박사의 국제 암시장과 관련해서도 “중간책과 공급자 구입자들을 알아낼 것이고 핵확산을 주도한 자들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지속되고 분명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당신을 찾아낼 것이고 당신이 멈출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MD 확산 방지 위해 7가지 제안, PSI 확대**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모든 나라의 보다 강화된 행동을 요구하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7가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선 기존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확대를 제안했다. “정보 교환 및 군사적 수단 공유 ,법적 제재 조치를 뛰어넘는 공조를 강조함으로써 핵거래를 위한 국제조직에 대항해 직접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PSI는 WMD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항공기를 중간 나포하고 제지하기 위해 미국이 제안한 것으로 현재 1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캐나다와 싱가포르, 노르웨이 등 3국이 더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그는 “모든 국가들이 핵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국내 법령과 국제통제를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도 모든 국가들이 핵확산 행위를 범죄화하고 엄격한 수출통제를 시도하며 모든 민감한 물질의 국제 이동을 감시하자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셋째로 40여개국의 NPT 가입국가들이 핵물질을 고농축하거나 재처리하기 위한 장비 및 기술을 다른 국가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완벽한 시설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구매자들에게는 핵무기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라늄의 농축시키거나 재처리하기 위한 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추가의정서 요구, IAEA에 대해 비판적 입장 **

그는 이어 “모든 국가들이 내년까지 추가의정서를 지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추가의정서의 내용은 미신고 핵시설의 접근과 필요시 어느 때라도 불시 시찰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에 서명한 국가들만이 민간 핵개발 프로그램에 필요한 장비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편 IAEA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존 조직 이외에 “IAEA 내에 특별위원회를 창설해 문제국가들의 핵안전 및 사찰을 집중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행정부는 그동안 IAEA가 리비아나 북한 등의 국가들의 핵 프로그램을 멈추게 하는데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해왔다.

그리고 그는 이란과 같은 국가가 IAEA 이사국이 된 데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핵확산 방지 의무를 위반한 이유로 조사를 받고 있는 국가들이 IAEA 이사국을 맡게 되면 IAEA가 효율적인 행동을 취하는데 방해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사국 취임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세계의 금지된 국제 핵활동을 감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하기 위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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