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절반의 의원이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를 외치며 열린우리당을 압박하고 나선 데 이어,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파병 찬성"을 주장하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평화개혁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우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전개가 아닐 수 없다.
***한나라 "우리당 우왕좌왕 말고 명확한 입장 밝혀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9일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장영달 국방위원장이 집에 갇혀 있어 국방위 통과 여부를 알 수 없으나 오늘 꼭 처리해야 한다"며 당론으로 이라크 파병안을 통과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도 "이라크 추가파병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며 파병안 통과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 명확한 당론으로 투표할 것"이라며 "`여당'인 열린우리당도 우왕좌왕하지 말고 책임지는 자세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 "FTA 비준안 '무기명 비밀투표'로 반드시 처리"**
한나라당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도 이날 '무기명 비밀투표'로 강행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병렬 대표는 FTA 비준안과 관련, "박관용 국회의장은 오늘 물리적 저항이 있으면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당내에 반대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반대는 반대고 찬성은 찬성이다. 오늘 처리하겠다"며 `자율투표'에 의한 처리 방침을 확고히 했다.
홍사덕 총무도 "많은 논란이 있으나 지난번 결정대로 무기명비밀투표에 따라 오늘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말 최 대표와 당3역 명의로 소속의원들에게 FTA 비준안이 잘 처리되도록 당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찬성'으로 당론을 수렴한 바 있다.
***장영달 국방위원장, 상위도 못열어**
이같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압박공세로 샌드위치 신세로 몰린 우리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입장을 정한다는 방침이나 상당한 진통이 예상돼, 파병안의 9일 처리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정동영 당의장과 신기남 중앙위원 등은 원안대로의 정부안 통과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근태 원내총무과 장영달 국회 국방위 위원장 등은 이에 반대하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부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영달 국방위원장의 경우 이날 오전 국방위를 소집해 파병안을 다룰 예정이었으나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등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이날 새벽부터 장 위원장 집을 찾아 국방위 출석을 저지하고 있어, 국방위 소집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당 일각에서는 파병과 관련해선 당론을 정하지 말고 개인 소신에 따라 기명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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