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움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자르는 이도 잘리는 이도 울었다. 입 꾹 다문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삭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현실에, 처지에 눈물이 났다. 그저 먹고 살려는 것 뿐인데 비정규직이라고 딱지 붙여놓고 차별에 괄시에 해고까지 당해야 하느냐는 누군가의 말에 모인 이들의 고개가 떨구어졌다. 그래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숨이 막혔다.
17일 청와대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는 여성노동자 100인의 동시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학교 비정규직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절반에 달하고 전체 학교교직원의 약 41%는 비정규직이다.
100가지 사연과 설움이 뒤섞인 이날의 삭발식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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