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정은 11월 방남, 국정원장이 북측과 협의 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정은 11월 방남, 국정원장이 북측과 협의 중"

홍익표·박지원 "답방 기대"…한국당은 "조국 덮기용"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방남설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북한대학원대 교수 출신인 북한 문제 전문가이며, 현재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다.

홍 의원은 2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11월 말에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에 김 위원장을 초대해서 국제사회 다자간 회담, 국제 무대에 김 위원장을 데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아마 국정원 차원에서 서 원장이 북측과 그런 문제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오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했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가 브리핑을 통해 밝혔었다. (☞관련 기사 : 국정원 "김정은 11월에 부산 올 수도 있다")

홍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답방을 해야 된다. 지난해 9월 평양 정상 회담에서 이미 김 위원장 답방 문제가 합의가 됐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저는 11월 말에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온다면 남북관계에도 좋지만 국제적 협력·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층 더 의미 있는 방문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2000년 6.15 정상회담 전후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특사였던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일련의 북한 관계 외교 흐름을 보면 (김 위원장 방남은) 굉장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그 근거에 대해 "북미 실무회담이 2~3주 내에 열린다고 이미 사실상 확정됐고,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제안을 했다. 그리고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북중 정상회담이 곧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수순, 비핵화의 진전된 회담이 있다고 하면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올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특히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가 김 위원장 방남의 전제 조건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과 상관 없이 북미 실무회담의 진전이 좋아지고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모멘텀을 만들어 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이라도 올 수 있다고 본다. 북미 정상회담의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김 위원장이 부산에 나타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을 지극히 낮게 보면서,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조국 법무장관 관련 수사로 위기에 몰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김 위원장 방남설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이 주재한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정원이 뜬금없이 '김정은 답방설'을 흘린다"며 "'조국 덮기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성사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경호·질서유지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말을 아끼는 게 상식"이라며 "정권 유지 수단이 북풍(北風)밖에 없나"라고 했다.

한국당 유기준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총선용 이벤트로 국민을 희망고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유 의원은 "(김 위원장 방남은) 여러 전제조건들이 맞아야 되는데, 한마디로 비핵화와 제재 완화"라며 "어떻게 한 달 사이에 그런 일이 발생하겠느냐? 오히려 북한은 우리 정부 비난을 재개하고 있고, 북한의 SLBM 신형 잠수함 침수가 임박하다는 이야기까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김정은이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겠느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브리핑을 하신 간사들이 조금 오해를 하시지 않았나 싶다"며 "'북미 간 이견이 좁혀지고 합의가 도출된다면 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굉장히 여러 가지 충족되기 어려운 조건이 전제로 달려 있는데 과연 성사가 될까"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북미 간 합의가 된다면 (김 위원장이) 남한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수년 간 되풀이해온 장밋빛 그림"이라며 "그런데 선결 조건은 북핵 문제가 잘 해결돼야 된다는 것인데, 그건 사실 '미션 임파서블'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나아가 "타이밍이 굉장히 절묘하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하면서 국민들은 북미관계 진전을 많이 기대했는데, 국민들이 원하는 얘기들이 어제 안 나온 상황이었다"며 "그런 날이었는데 묘하게 국정원이 이런 식으로 브리핑을 하게 유도함으로써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얻어 오신 것처럼 국민들이 보시게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와 비슷한 취지의 의혹 제기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와 이 위원장 등의 의혹 제기는 다소 무리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전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방남설을 브리핑한 것은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었다. 간사 브리핑에는 민주당·한국당 간사 외에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간사 브리핑 내용은 3당 간사 간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 통례다.

이 위원장도 "(방남 가능성 부분은) 국정원이 '이런 이런 것을 브리핑 해달라'고 부탁한 것에 들어 있지 않은 얘기인데 그냥 한국당 간사가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해버린 것"이라고 인정했다. 홍익표 의원은 여야 정보위 간사와 이 위원장이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한 데 대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은재 의원이 한국당 간사인데, 갑자기 그 발언을 한 것은 충분히 협의가 된 내용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실 때는 전혀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 않나 예상된다"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