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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라는 이유로 성희롱과 인권 훼손 용인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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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라는 이유로 성희롱과 인권 훼손 용인될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 연세대에 류석춘 교수 파면 요구

시민단체들이 '위안부' 관련 망언 및 학생 성희롱 의혹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총학생회와 동문회에 이어 시민단체까지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류 교수는 수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와중에도 학생과 교수의 마찰은 지속되고 있다.

"류석춘, 사과는커녕, 변명으로 일관"

아베규탄시민행동은 25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을 가르치고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생에게 성적 모욕을 가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며 "류석춘 교수는 스스로 교수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증명해놓고도 사죄는커녕, 비겁한 변명을 하며 교양 강의를 계속하겠다는 뻔뻔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행동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수밖에 없다"며 "연세대 당국에 류석춘을 즉각 파면하여 거짓과 모욕으로 위안부 피해자와 학생에게 상처 주는 행위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피해자 할머니들은 요즘도 가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는데, 그런 날이면 악몽과 고통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 하신다"며 "할머니들의 아픈 상처에 고통을 더하는 망언을 류석춘 교수가 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강의실은 공공성이 필요한 곳이며 혐오와 인권 훼손이 용인되는 장소여서는 안 된다"며 "류석춘 교수의 명백한 명예 훼손과 인권 훼손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연세대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저항하는 활동을 열심히 했고, 민주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학생과 교수의 투쟁이 있었던 학교"라며 "이런 학교에서 연세대 정신에 위배되는 교수가 있다면 당연히 파면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세대 학생도 참석했다. 강새봄 연세대 철학과 학생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느라 학교 편의점의 청테이프가 다 팔렸다"며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들이 이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전했다.

강 씨는 "비싼 등록금 내고 듣는 강의에서 답답한 혐오발언이나 수구보수세력의 망언을 더는 듣고 싶지 않다"며 "학생과 시민이 힘을 모아 류석춘 교수를 파면시키고 무엇이 잘못인지 알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아베규탄시민행동이 류석춘 연세대 교수 파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류석춘, 이전 강의에서도 문제성 발언

류 교수는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부”, “(성노예 할머니를 매춘부로 보는 게 옳으냐는 학생의 질문에)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류 교수는 "역사적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볼래요?'라는 취지로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지난 24일 류 교수가 맡은 교양강의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에 취재진이 몰렸다. 이날 소동을 우려해 학교 측은 경호 인력을 배치해 류 교수 신변을 보호했고, 강의실의 취재진 출입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학생증을 검사했다.

수강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야기가 주로 거론되는 수업이다.

이날(24일) 강의에서는 이번 사태에 관한 이야기가 학생과 교수 사이에 오간 걸로 보인다. 해당 강의를 들은 A학생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여러분이 학생이니 (강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며 "한편으로 교수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왜 강의 내용을 녹음해 외부로 반출하느냐, 언론사가 나를 공격한다고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앞선 10일 열린 해당 강의 내용이 유출됐다는 내용도 강의 중 거론됐다. 앞서 SBS가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10일 강의 내용 일부를 보도했고, <프레시안> 역시 해당 강의 내용을 입수한 바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도 해당 강의 제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레시안> 확인 결과, 해당 강의 내용은 문제가 된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내용과 거의 같았다.

A학생은 "24일 강의에서는 교환학생의 발음이 어눌하다는 점이 논란이 돼 한 학생과 교수님의 설전이 있었다"며 "해당 설전 후 지난 10일 강의 내용이 논란이 됐다. 교수님께서는 '그런다고 내 생각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연세대는 현재 류 교수가 맡은 '발전사회학' 강의를 중단시키고,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고 있다. 다만 류 교수는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 강의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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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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