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소개 문구를 바꿨다.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어린 소녀."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밤 이날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있었던 툰베리의 연설에 대해 평가하면서 트위터에 올린 문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기후변화에 대해 부정하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문제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규제책을 반대해왔다. 그가 취임한 후 미국은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툰베리는 이날 짧지만 강렬한 연설을 했다. "당신들이 어떻게 감히 이럴 수 있냐"며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고, 전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대멸종의 시작점에 있는데 여러분들이 하는 이야기는 오로지 돈과 영구적인 경제 성장에 관한 동화를 이야기할 뿐"이라고 환경 문제에 무감한 세계 정상들을 질타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고작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14분 동안만 머무르며, 툰베리의 연설을 듣지도 않았으면서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툰베리의 연설 일부분을 올리면서 "그녀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 만나서 반가웠다"고 평했다.
유럽에서부터 미국까지 친환경 요트를 타고 와서 미국 의회 연설, 10대 학생들의 동맹파업 참여 등 툰베리의 행동과 발언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의 연설은 깊은 울림을 남기며 큰 반향을 불러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툰베리가 '철 모르는 어린 소녀'에 불과하다면서 그의 연설을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뒤틀린 반응은 이날 연설 하나에 기인한 것은 아닌 듯 보인다. 툰베리는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자신과 정치적으로 대치점에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또 자신의 영원한 정적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툰베리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노벨평화상 경쟁자'이기도 하다. 툰베리는 노벨평화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기만 하다면 내가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지난 23일에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속 좁아 보이는 '조롱'을 툰베리는 10대다운 방식으로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이 자신과 자신의 주장에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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